5월 ‘Resolve Political Monitor’ 조사… 66%가 “지난해 이민자 유입, 너무 많았다”
야당의 추가감축 요구에 정부, “필수인력 부족으로 국가경제 약화 초래할 것” 반박
심각한 주택 부족과 급격한 인구 증가로 인한 혼잡을 놓고 정치적 논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유권자들은 새 회계연도 예산계획에서 노동당 정부가 밝힌 ‘이민자 제한’에 ‘지지’ 의사를 보냈다. 아울러 응답자의 66%가 “지난해 이민자 유입이 너무 많았다”는 반응이었다.
야당인 자유당 피터 더튼(Peter Dutton) 대표가 집권 정부를 향해 ‘보다 과감한 조치’를 요구하는 상황에서, 유권자들은 이번 예산안에서 노동당이 밝힌 것보다 더 큰 규모의 이민자 삭감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알바니스(Anthony Albanese) 정부는 35억 달러의 에너지 보조금과 62억 달러의 주택계획을 포함한 새로운 조치, 올해 초 발표한 3단계 세금감면 정책에 대해 큰 지지를 얻었다.
그런 반면 지난 한 달 사이, 노동당은 예비 득표율(정당 선호도)이 30%에서 29%로 하락했으며, 자유-국민당 연립의 지지율은 36%로 변동 없이 유지되는 등 집권당 입장에서 이번 예산계획 내용을 통해 얻은 정치적 이득은 없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Resolve Strategic’이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유권자 정당 선호도 조사인 이달 ‘Resolve Political Monitor’에 따르면 응답자의 40%는 이번 예산안이 ‘본인 및 본인 가계에 좋다’(for me and my household)는 답변이었다. 이는 지난해 5월의 예산계획 당시, 동일한 질문에 대한 유권자 응답 31%에 비해 크게 증가한 수치이다.
또 이번 예산계획이 ‘국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단지 41%만이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이는 1년 전 같은 질문에 대한 44%보다 낮아진 것이다.
‘Resolve Strategic’의 짐 리드(Jim Reed) 대표는 “적어도, 이번 예산계획으로 인한 즉각적인 지지도 상승은 ‘유니콘 배설물’(unicorn droppings. 유니콘이 너무 순결해서 배변을 해도 배설물보다는 무지개를 만들어 낸다는 것을 유머러스하게 암시한 것)만큼이나 적었다”면서 “오는 7월부터 대대적인 세금 감면과 보조금이 쏟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지만 노동당에 대한 지지도는 크게 다르지는 않다”고 말했다.
총리 선호도(Preferred Prime Minister)에서도 알바니스 총리는 이득을 얻지 못했다. 이달 조사에서 이 부분은 알바니스 40%, 더튼 대표 32%로 나타났는데, 이는 이전 조사의 41% 대 32%에서 거의 차이가 없는 수치이다.
정부는 지난해 해외 유학생 유입이 52만8,000명으로 급증한 것에 대한 우려를 인정하면서 국제학생 수를 제한하고, ‘순수하게 학업을 제공’하는 것이 의심되는 교육 제공자를 단속해 순 해외이주를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예산안 문서는 올 회계연도(2023-24년) 순 해외이주를 39만5,000명으로 예상하면서 내년도에는 26만 명으로 줄이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자유당의 더튼 대표는 예산계획 발표 이틀 후 집권당을 향해 더 많은 유학생 감축을 촉구했다.
이번 유권자 조사를 보면 응답자의 66%는 지난해 이민자 유입이 너무 많았다고 보고 있으며, 23%는 ‘대체로 적정한 수’라는 반응, 9%는 모르겠다(결정을 못하겠다)는 답변이었다. 이민자 수가 적다고 보는 유권자는 2%에 불과했다.
이와 함께 유권자의 50%는 ‘내년도 이민자 유입을 제한하려는 정부 계획이 충분히 진행되지 않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35%는 내년도 호주 유학생 등록 수가 ‘대체로 적절하다’고 여기고 있으며 ‘모르겠다’는 이들은 11%, ‘유학생 수가 너무 적다’고 보는 이들은 4%였다.
지난해 12월 조사에서 유사한 질문에 대해 유권자의 55%는 ‘순 해외이주가 너무 많다’는 반응이었는데, 이달 조사에서 이 항목에 대한 답변이 50%로 하락한 것은 노동당 정부가 예산계획 발표에 앞서 내놓은 추가 조치(국제학생 제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런 한편 정부의 이민 시스템에 대한 우려도 높았다. 응답자의 60%는 정부가 ‘계획 또는 관리되지 않은 방식’(unplanned and unmanaged way)으로 이민을 처리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반대로 ‘신중하게 계획, 관리된 방식’(carefully planned and managed way)이라는 반응은 20%에 머물렀다.
지난해 12월, 같은 질문에 대해 유권자의 57%는 ‘관리 또는 계획되지 않은 방식’이라고 답변한 바 있다.
리드 대표는 “이민 문제가 점차 더 큰 논쟁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누가 호주로 오는가, 왜 오는가가 아니라 ‘sheer quantum’, 즉 순전히 ‘규모의 논쟁’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보수적 성향이 강한 더튼 대표는 이민자 유입 급증에 대해 현 정부를 비난하며 “순 해외이주를 더 많이 삭감하여 연간 16만 명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방 이민부 최고 행정 책임자였던 압둘 리즈비(Abul Rizvi) 전 실무 차관은 “연립 야당의 주장대로라면, 유학생 입국을 ‘대대적으로 줄이고’(decimation), 이로 인한 노동 인력 부족으로 호주 노동시장의 ‘대규모 약화’(massive weakening)를 각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짐 찰머스(Jim Chalmers) 재무장관 또한 “연립 야당의 주장대로 이민자 수를 더 크게 삭감하면 호주가 필요로 하는 필수 직업군, 즉 간호사나 건설 기술자, 기타 산업 부문의 기술 인력 부족으로 국가 경제를 약화시킬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럼에도 더튼 대표는 단지 “더 많은 주택을 필요로 하기에 이민자를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예산안 발표 3일 후인 지난 5월 17일, 시드니 기반의 라디오 ‘2GB’에서 “유학생은 훌륭하고 그들이 호주로 오는 것은 괜찮지만, 막상 그들로 인해 우리 국민들이 주거지를 찾을 수 없게 되는 경우(our own citizens can’t find a roof to put over their head)가 문제”라고 말했다.
하지만 더튼 대표의 이런 주장에 대해서는 경제학자들뿐 아니라 주택산업 전문가들 또한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한편 이달 Resolve Political Monitor 조사에서 노동당의 정당 선호도는 이전 달 조사 당시 30%에서 29%로 다시 하락했다. 현재 노동당의 핵심 지지는 2년 전 선거 당시 32.6%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연립 야당에 대한 1차 투표 선호도는 4월 조사 당시 35%에서 36%로 높아졌으며, 이달에도 이 수준을 유지했다.
녹색당 또한 지난달 13%에서 12%로 하락한 반면, 최근 또 다시 인종차별적 이민 반대 발언을 쏟아냈던 폴린 핸슨(Pauline Hanson)의 한나라당(One Nation Party)은 5%에서 7%로, 무소속 지지율도 전국적으로 11%에서 12%로 상승했다.
■ 예산안에 대한 유권자 반응
(항목 : Good / Neutral 또는 Undecided / Bad)
-For me and my household : 40% / 39% / 21%
-For the country as a whole : 41% / 38% / 21%
-For the health of the economy : 38% / 41% / 21%
-For fighting inflation : 34% / 39% / 27%
Source: Resolve Political Monitor
■ 주요 예산 항목지지 여부
(항목 : 지지 / Undecided 또는 Neutral / 반대)
-HECS debt 연동 방식 조정(전체 학자금 융자 부채 약 30억 달러 감소) : 56% / 27% / 17%
-3단계 세금감면 개편(향후 10년간 약 3,590억 달러 감면) : 68% / 24% / 8%
-국내 제조업 육성 위한 ‘Future Made in Australia’ 자금 지원(향후 10년간 227억 달러 투입) : 62% / 28% / 10%
-기존 가정 폭력 프로그램 연장 및 확대(10억 달러 지원) : 74% / 18% / 8%
-에너지 사용료 경감(각 가구 300달러, 소기업 325달러 할인) : 72% / 17% / 11%
Source: Resolve Political Monitor
■ 이민자 유입 규모
(Too high / About right / Too low / Undecided)
-2020년 이전 연간 24만 명이었으나 팬데믹 이후 52만8,000으로 증가한 이민자 수에 대한 개인적 의견 : 66% / 23% / 2% / 9%
-향후 연간 이민자 수용을 26만 명 선으로 하겠다는 정부 계획에 대한 의견 : 50% / 35% / 4% / 11%
Source: Resolve Political Monitor
■ 총리 선호도
(지역별 유권자 : Anthony Albanese / Peter Dutton)
National : 40% / 32%
NSW : 42% / 32%
VIC : 40% / 31%
QLD : 37% / 38%
그외 지역 : 42% / 29%
설문조사 대상 1,602명
Source: Resolve Political Monitor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