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로 상호 이익 커져
미국 측 FTA 부대표였던 바바라 와이젤(Barbara Weisel) 전 USTR 동남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도 호주 언론에 “미·호주 FTA는 양국 간 교역을 크게 증가시키며 상호 이익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과거에도 농업, 지식재산권, 디지털 무역 등 일부 분야의 비관세 장벽을 문제 삼아 왔다”며 “이 문제들은 신속히 해결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호주 관계에 미칠 영향
호주는 이미 지난 3월 12일부터 시행된 미국의 철강 및 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25% 관세 조치의 영향을 받고 있으며, 트럼프 행정부에 상호 관세 대상에서 제외해 줄 것을 지속해서 요청하고 있다. 하지만 4월 2일 조치에서 호주가 포함될지에 대한 명확한 입장은 아직 전달받지 못한 상태다.
아이브스 전 차관보는 “미국과 호주의 무역 관계는 매우 견고하고 안정적이다. 호주가 상호 관세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FTA 체결 당시 이미 관세를 거의 모두 철폐했기 때문에 추가 조치는 불필요하다”고 설명했다.
FTA, 성공적인 협정으로 평가
미국은 1952년 이후 호주와의 무역에서 지속적으로 흑자를 누려왔다. 하지만 백악관은 최근 무역 균형보다 관세 및 비관세 장벽을 주요 기준으로 삼아 관세 부과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이브스 전 차관보는 “미·호주 FTA는 오랜 기간 성공적으로 유지되어 왔으며, 설탕, 의약품, 지식재산권 보호, 투자자-국가 분쟁 해결(ISDS), 정부 조달 등 다양한 문제를 협상 당시 충분히 다뤘다”고 말했다.
와이젤 전 차관보도 “FTA 발효 이후 미국이 더 많은 이익을 보고 있다”며 “FTA 발효 전인 2004년 미국의 호주 수출액은 152억 달러, 수입액은 92억 달러였으나, 2024년 미국의 호주 수출액은 397억 달러, 수입액은 228억 달러로 각각 2.5배, 2배 이상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재화 무역에 집중하고 있지만, 서비스 무역도 양방향으로 거의 4배 증가했으며, 외국인 직접 투자도 확대되었다”고 덧붙였다.
비관세 장벽 개선 필요
와이젤 전 차관보는 “USTR은 정기적으로 미국 수출에 걸림돌이 되는 주요 장벽을 분석해 왔다”며 “농업, 지식재산권, 디지털 무역 등에서 문제가 제기된 바 있으며, 이러한 장벽들은 신속히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미·호주 무역 관계와 글로벌 무역 협력, 그리고 동맹 관계에 미칠 영향을 고려할 때, 상호 관세보다는 다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FTA에 따라 매년 진행되는 연례 검토를 활성화하는 것이 좋은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트럼프의 무역 정책 변수
한편, 조지 W. 부시(George W. Bush) 행정부 당시 백악관에서 무역 정책을 담당했던 로드 헌터(Rod Hunter) 변호사는 보다 신중한 견해를 내놓았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통해 다양한 목적을 달성하려 하므로, 어떤 논리를 적용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호주는 일부 분야에서 비관세 장벽으로 인해 취약할 수 있으며, 결국 4월 2일에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주의’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상호주의의 해석 문제
헌터 변호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정책에는 다양한 동기가 얽혀 있다”며 이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상호주의(Reciprocity):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이 상호적이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그 개념이 개별 품목별인지, 특정 산업 내에서인지, 전체 무역 관계를 기준으로 하는지 명확하지 않다.”
▪중상주의(Mercantilism): “그는 무역 적자를 부정적으로 보고 국내 제조업을 보호하려 하지만, 관세는 오히려 수입 원자재에 의존하는 미국 제조업체에 피해를 줄 수 있다.”
▪압박 도구(Cudgel): “관세 위협을 다양한 외교적 목적에 활용하지만, 너무 자주 사용하면 효과가 떨어진다.”
▪개인적 관계(Personal Relations): “외교를 개인적인 관계로 보는 경향이 있다. 일본의 아베 신조(Shinzo Abe) 전 총리는 이를 성공적으로 활용했지만, 캐나다의 저스틴 트뤼도(Justin Trudeau) 총리는 그렇지 못했다.”
▪관심 끌기(Attention): “긴급 무역 조치를 통해 스스로를 주목받게 만들고, 이를 정치적 도구로 활용한다.”
헌터 변호사는 “헌터 변호사는 ‘이러한 요소들이 뒤섞여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내릴 결정이 무엇이 될지, 그리고 그 결정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고 덧붙였다.
이경미 기자 kyungmi@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