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1인 가구 수 감소하면 현 주택위기의 상당 부분 완화 가능해질 것” 의견
Real Estate Institute of Australia 100주년 회의의 ‘호주인 가구 규모’ 토론서 제기
주택 부족이 호주의 가장 큰 사회적 이슈 가운데 하나로 부상한 가운데 연방정부는 물론 각 주 정부는 신규 공급을 확대하기 위한 여러 정책을 내놓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지속적인 인구 증가(대부분 이민자 유입에 따른) 속에서 신규 주택건설을 하지 않더라도 주거지 문제를 해결할 방안은 없는 것일까?
주택 관련 전문가들은 혼자 살아가는 1인 가구가 줄고 호주의 가장 일반적인 주택(3~4개 침실)에 대가족이 모여 떠들썩하게 지낸다면 현 주택 위기의 상당 부분이 하루아침에 상당 부분 완화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주택 부족을 초래한 일부 원인이 가구 규모가 작아지는 경향으로 인해 발생했으며, 이를 반전시키면 부동산 시장에 더 많은 단독주택 및 아파트를 확보할 수 있어 상당한 주택 재고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컨설팅 회사 KPMG의 인구통계학자이자 개발 계획 및 인프라 부문 전문가인 테리 론슬리(Terry Rawnsley) 경제연구원은 “이상적인 사회에서라면, 사람들은 단지 주택과 인구 규모에 맞춰 모두가 적합한 주거지를 갖게 될 수 있다(마치 상품 생산량을 조절하는 것처럼)”며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높은 임대료로 인해 팬데믹 기간에 떠나 있던 ‘쉐어’(share) 가구로 돌아가거나 기숙사에 머물려 하고, 또는 부모 집에 얹혀살고자 하는 등 부동산 시장 상황은 가장자리 주변에서 느리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이제 유일하게 진정한 해결책은 적절한 가격대, 적절한 위치에 더 많은 주택을 건설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구 규모’에 대한 논쟁은 이달(7우ᅟᅯᆯ) 초, ‘호주 부동산 연구소’(Real Estate Institute of Australia) 설립 100주년을 기념하는 회의에서 중앙은행(RBA) 사라 헌터(Sarah Hunter) 부총재에 의해 촉발됐다. 헌터 부총재는 “만약 우리(호주)가 40년 전처럼 가구당 거주인구가 많다면 현재 우리는 120만 채의 주택이 덜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현재 호주에는 약 1,100만 가구에 2,700만 명 가까운 이들이 살고 있다”고 언급한 뒤 “가구당 평균 거주인구 수는 1980년대 중반 2.8명에서 최근에는 2.5명 안팎으로 감소하는 추세로, 이는 작은 변화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어떤 이유로든 평균 가구 규모가 2.8명으로 증가한다면 현재 인구를 수용하기 위한 120만 채의 주택이 더 적게 필요해질 것”이라며 “이는 작은 차이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헌터 부총재가 언급한 120만 채의 주택은 현 알바니스(Anthony Albanese) 정부가 추진하는 주택 정책(2029년까지 120만 채의 주택 공급)과 같은 수치이다. 주택 구매를 지원하는 연방정부 기구 ‘National Housing Finance and Investment Corporation’은 최근 내놓은 전국 주택 보고서에서 2027년까지 약 15만7,000채의 주택 부족을 예측한 바 있다. 따라서 가구 규모의 변화는 주택 부족 완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게 헌터 부총재의 진단이다.
KPMG의 론슬리 연구원은 주거 문제의 대부분을 사람들의 행동 변화의 결과로 보고 있다. 출산율이 낮다는 것은, 각 가구에 거주하는 수가 적다는 것을 뜻한다. 팬데믹 사태로 인해 쉐어하우스가 나누어지고, 두 번째 주택(second house)을 마련하는 이들이 늘어나며 이민자와 해외 유학생들이 다시 호주로 유입되면서 주택 수요가 증가했음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독립 경제학자 할리 데일(Harley Dale) 연구원은, “문제 파악은 쉽지만 해결하는 것은 더 어렵다”고 말한다. 우선 “빈 둥지(empty nest. 자녀가 성장하여 집을 떠나고 부모만 남은 상황으로, 여분의 침실이 많은 주택)의 증가를 인식하는 것, 그리고 다른 이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며 “정부는 세금 감면 혜택과 더 많은 다운사이저(downsizer) 아파트를 건설하여 더 작은 규모의 주거지에 살도록 유도하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추억이 있는 장소를 떠나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데일 연구원은 “다운사이징을 유도하고자 연방 및 주 정부가 추가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타당하지만 구입 경제성 문제가 있다”며 “4개 침실 주택의 높은 가격을 감당할 수 있는 이들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드니대학교 도시개발 정책연구소 책임자인 피터 핍스(Peter Phibbs) 교수는 “여분의 침실을 사무용 공간으로 전환하는 재택근무의 인기가 가구 규모를 압박하는 또 다른 요인”이라고 의견이다. 아울러 핍스 교수는 휴가용 단기 임대 주택의 경우 정부가 예상하는 장기 임대시장에 포함될 수 있는 부동산을 대표한다고 보고 있다.
가장 최근 인구조사인 2021년 센서스에 따르면 호주에는 최소 350만 개의 여분의 침실이 있지만 다운사이징을 하지 않으려는 경우가 많다. NSW대학교 조사를 보면 이 같은 여분의 침실은 손주의 방문을 위해 예비로 남겨두거나 홈 오피스 작업실로 사용하려는 경향이 있다.
핍스 교수는 “따라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임대 공급을 늘리는 것인데, 딜레마는 높아진 건축 비용과 인상된 기준금리로 개발자들이 건축 자금을 대출받기가 어렵고 또 개발한다 해도 수익이 크지 않기에 작업을 꺼리고 있다”며 “이자율이 인하되면 건축비용이 절감되겠지만 그렇게 되기까지는 18개월에서 2년 정도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