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에서 바라본 우리 몸의 장기들(2)
오장육부의 육부는 무엇일까? 육부는 담, 소장, 위장, 대장, 방광 그리고 삼초라는 여섯 장기를 가리킨다. 담은 담즙을 배출하여 소화 작용을 돕는다. 또한 담은 ‘중정(中正)의 기관이며 결단력이 나오는 장기’로서 담이 제대로 기능하면 행동력이 강하고 여유롭고 절도가 있다. 도전적이고 긍정적이며 매사에 담담하게 대처한다. 흔히 ‘대담하다, 담이 작다’라는 말은 여기에서 기인한 것이다. 담의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대체로 피로가 잦고 행동력이 약해져 겁이 많아진다. 마음가짐이 불안하고 초조한 반면 오히려 만만한 상대에겐 폭력적이 되므로 담이 약한 사람은 비겁한 성격의 졸장부로 보일 수도 있겠다.
소장은 위장에서 일차적으로 소화된 음식물을 받아서 더 잘게 부순 다음 영양가는 흡수하고 찌꺼기는 대장으로 내려 보내는 역할을 한다. 한의학의 소장은 심장과 쌍을 이루므로 인간의 감성과 관련이 있다. 소장이 건강하면 열정적이고 에너지가 넘치므로 잘 움직이고 관대한 성격이 된다. 반대로 소장이 허약하면 소극적이고 권태로워진다. 어깨가 축 처지고 힘이 없으니 삶이 나태하다. 가만히 웅크리고 주변이나 경계하기 일쑤다.
위장은 음식물을 받아들이고 소화시켜 소장으로 내려 보내는 일을 한다. 모든 음식물은 일차적으로 위로 들어오기 때문에 ‘오장육부의 바다’ 또는 ‘오곡(五穀)의 창고’라고도 불린다. 위가 건강하면 소화력이 왕성하고 이해심이 많으며 배 부위가 탄탄하다. 복부가 발달되고 뱃심이 좋다. 따라서 위가 나쁘면 당연히 소화 기능이 떨어지고 잘 체하며 속이 쓰리거나 하여 얼굴을 찡그리게 된다. 위장 장애가 있는 사람치고 표정이 밝기가 어려운 것이 바로 이런 이유이다. 복부비만이 되거나 반대로 바싹 야위어 한 눈에 보기에도 건강이상이 의심된다. 설사나 소화 장애가 생기므로 부정적이고 까탈스러운 성격이기 쉽다.
대장은 소장에서 소화 흡수되고 내려온 음식물의 찌꺼기에서 수분을 흡수하고 단단하게 대변을 만들어 밖으로 배출하는 작용을 한다. 이처럼 대장은 대변을 직장을 통해 밖으로 내보내는 통로이므로 ‘전도(傳導)의 기관’이라 불리기도 한다. 대장이 발달하면 일처리를 잘하고 맺고 끊음이 분명하다. 피부가 아름답고 뼈가 튼튼한 것이 특징이며 성격은 신중하고 성실하여 실행력이 강하다. 반대의 상황이라면 업무 처리가 부실하고 노상 주변의 눈치를 살피거나 추진력, 실행력이 떨어질 것이다.
방광은 소변을 저장했다가 배설하는 역할을 한다. 방광을 가리켜 ‘진액의 장소’ 또는 ‘주도(州都)의 기관’이라고 한다. 진액은 우리 몸의 피를 제외한 체액을 말하고 주도란 물 가운데 있는 모래톱처럼 생긴 곳을 뜻하므로, 즉 방광은 소변이 모이는 곳이라는 의미이다. 방광이 발달하면 대체로 부지런하고 융통성이 있으며 합리적이다. 때로 저돌적인 면도 보인다. 그러나 방광 이상이 생기면 게으르고 움직이기를 싫어하며 소변을 잘 못 참는다. 고집스럽고 편견이 많으며 사고방식도 불합리적이다.
마지막으로 삼초(三焦)란 한의학에만 존재하는 장기의 개념으로, 해부학적으로는 존재하지 않는다. 각 장부가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기능 체계로서 소화와 영양분의 전달 그리고 배설의 각 단계마다 일어나는 생리현상을 뜻한다. 따라서 삼초가 건강하면 기의 순환이 빨라 순발력이 있고 눈치가 빠르며 적응을 잘한다. 신진대사가 원활하니 성격도 일관성이 있고 시원시원하다. 반대로 허약하면 수다스럽고 예민하며 신경성 두통이 생긴다. 소화불량에 신진대사의 저하로 늘 불안하고 초조하다. 신경성 질환, 망설임, 갈등, 변덕 등이 여기에서 기인한다.
대저 인간의 성격이란 이처럼 오장 육부의 기능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니 자신의 성격에 이해하기 어려운 결함이 있다면 장기의 건강상태를 체크해보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건강과 성격, 장수와 행복은 이렇듯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인간의 운명을 결정짓는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김태련 / 현 김태련 한의원 원장,
태을명리연구원 원장
02 9787 3567 / 0434 262 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