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SW 공립학교 등록 감소, 사립학교가 학생들 흡수하며 문제 심화
최근 발표된 통계에 따르면, 뉴사우스웨일스(NSW)주의 공립학교 등록이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학교 운영 예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23년부터 2024년까지 NSW 공립학교의 등록 학생 수는 5,500명 이상 감소했으며, 이는 4년 연속적인 감소세를 이어간 것으로 약 0.78%의 감소율에 해당한다. 이로 인해 공립학교는 학생 수에 따른 손실이 약 87만 호주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비가톨릭 사립학교는 여전히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로, 지난 10년 동안 NSW 학생 중 비율이 13.03%에서 16.18%로 증가했다. 또한, 사립 가톨릭 학교들은 작년에 처음으로 20만 명을 넘는 학생을 등록시키며 21.65%의 학생을 차지하고 있다. 가톨릭학교 NSW의 내부 보고서에 따르면, 교구 소속이 아닌 학교들이 다소 더 빠르게 성장했으며, 학생 수가 1.9% 증가했다고 전했다. 또한, 가톨릭학교와 사립학교의 학생 수 증가는 시드니의 외곽 지역인 남서부와 북서부에서 가장 두드러졌으며, 이 지역들은 공립학교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이었다. 오스트랄, 게이블스, 에드몬드슨 파크, 오크허스트 등이 대표적인 지역이다.
마스덴 파크에 위치한 오스트레일리안 크리스천 컬리지는 2020년 이후 매년 약 20%씩 성장하고 있으며, 현재 학생 수는 2,100명을 넘는다. 이 학교의 브렌든 코르 교장은 이 지역의 급격한 인구 증가와 공립 학교의 선택지 부족 덕분에 성장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학생 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2024-25 회계연도에 공립학교 예산을 늘렸으며, NSW 교육부 장관 프루 카(Prue Car)는 "공립 교육에 대한 정부의 의지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강조했다. "NSW 정부는 이번 예산에서 공립학교에 대해 118억달러의 기록적인 예산을 배정했으며, 이는 지난해보다 9억달러 증가한 수치입니다."라고 카 장관은 말했다. "우리는 필요한 지역에 18개의 새로운 학교를 개교하거나 업그레이드했으며, 교사들의 복지에 투자하여 교사 공석을 2년 만에 40% 줄이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사립학교협회 NSW(AISNSW)의 마저리 에반스 CEO는 최신 ABS 통계에서 사립학교가 2000년 이후 최근 몇 년 동안 신규 학생의 약 3분의 2를 등록시켰다고 밝혔으며, 이는 사립학교가 NSW 전체 학교의 16%에 불과한 점을 고려할 때 상당히 놀라운 성과라고 평가했다. "사립학교의 성장은 더욱 가속화되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많은 사립학교들이 긴 대기 명단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등록 한도가 제한적인 상황에서의 수요는 여전히 공급을 초과하고 있습니다."라고 에반스 CEO는 덧붙였다.
학생들의 정치 지식, 2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
10학년 학생 중 3분의 1만이, 법안이 법으로 제정되는 과정을 설명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학생들의 민주주의, 정치 시스템, 시민 교육에 대한 이해도가 2004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에 도달했다는 결과로 이어졌다. 교육과정에 따른 2024년 전국학업성취도조사(NAP) 결과에 따르면, 10학년 학생의 28%, 6학년 학생의 43%만이 정치, 역사, 국가 정체성 및 법적 시스템에 대한 기초 지식에 대해 일정 수준 이상의 성취를 보였다. 이들 성적은 2019년 평가 결과에 비해 크게 하락한 수치이다. 전국 600개 이상의 학교에서 실시된 이번 조사에서, 10학년 학생 중 36%, 6학년 학생 중 25%만이 "법안이 법으로 제정되려면 누구의 서명이 필요하는지?"라는 질문에 정답을 맞혔다. 또한, 10학년 학생의 25%, 6학년 학생의 14%는 "식민지 동상 철거 찬반 이유"에 대한 문제에서 올바른 답을 찾지 못했다. 이 질문은 역사적 민감성을 다룬 어려운 문제로, 답은 "이 동상들은 일부 호주인, 특히 원주민들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다"와 "이 동상들은 호주 역사에서 지배적인 인물들을 강조함으로써 역사 왜곡의 역할을 한다"는 이유를 제시한 것이다. 더불어, 10학년 학생의 절반 이상이 역사 연구에서 중요한 개념인 "경쟁성(contestability)"을 이해하고 있었다. 그러나 조사 결과 10학년 학생들은 2019년 이후 정치와 환경 문제에 대한 관심이 낮아졌으며, 6학년 학생들은 지역 사회보다는 해외 이슈에 더 많은 관심을 보였다.
시민교육의 적정 수준에 도달하려면, 10학년 학생들은 정치 시스템의 기능과 특징, 의무 투표의 이유, 사법 시스템의 주요 기능, 민주주의에서 언론의 역할, 호주 시민으로서의 구체적인 책임 등을 이해해야 한다. 제이슨 클레어 호주 연방 정부 교육부 장관은 학교에서 시민 교육의 향상을 위해 이미 여러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그는 "학생들이 교실을 벗어나 의회와 전쟁 기념관을 방문할 수 있도록 추가 예산을 배정했다"고 설명하며, 2019년 이후 의회나 법원 방문이 줄어든 점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또한, 교사들이 시민 교육을 효과적으로 가르칠 수 있도록 추가 지원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클레어 장관은 "우리의 민주주의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더 많은 젊은이들이 이해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보고서에는 연방 정부가 고려 중인 11학년과 12학년을 대상으로 한 의무적인 시민 교육 수업 도입에 대한 제안도 포함되어 있다.
이에 대해 야당 교육 담당자인 사라 헨더슨 의원은 "결과가 매우 충격적이다"며 "현재 교육 시스템은 호주 젊은이들에게 실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학생들이 교실에서 학습해야 할 것은 문해력, 수학, 그리고 시민 교육 같은 기본적인 지식"이라고 주장하며, "더 나은 교육을 위해서는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ACARA의 스티븐 그니엘 CEO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호주 역사에 대해 배우는 것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라고 평가하며, 다소 긍정적인 면을 강조했다.
뉴잉턴 칼리지, 남녀 공학 전환에 따른 반발에 대응
시드니의 명문 남학교인 뉴잉턴 칼리지가 2026년부터 남녀 공학으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수십 명의 학생이 학교를 떠났다. 그러나 학교 측은 변화에 반대하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여학생들의 입학 신청이 1000건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뉴잉턴 칼리지는 162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명문 남학교로, 2026년부터 여학생을 받기 시작한다. 여학생 입학은 유치원과 5학년부터 시작되며, 이 변화는 일부 졸업생들과 학부모들 사이에서 큰 논란을 일으켰다. 학교는 최근 몇 명의 학생들이 학교를 떠났다고 확인했지만, 동시에 남학생들 역시 공학 교육을 원하는 새로운 관심을 보였다고 전했다.
뉴잉턴 칼리지의 졸업생이자 이전 학부모였던 루크 웹버는 아들이 8년 동안이나 다닌 학교에 더 이상 다니게 할 수 없다고 판단해 학교를 그만두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아들이 태어난 날부터 그 아이는 뉴잉턴 칼리지에 보낼 것이라고 확신했다" 며 "학교의 전통과 내가 겪었던 경험이 그 이유였는데 이제 아니다" 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뉴잉턴 칼리지의 마이클 파커 교장은 이번 논란에 대해 처음으로 공개적으로 입을 열며, 일부 졸업생들이 학교의 변화를 반대하는 것은 예상했지만, 그 반발의 강도와 잘못된 정보가 퍼지는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학교가 졸업생들이 사랑하는 모습 그대로 유지되기를 바라는 일부 졸업생들의 반발은 예상했지만이 정도로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우리는 문화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느낌이었다. 마치 우리는 일종의 '표적'이 된 것 같았다"며, "우리의 교과서 선택, 교육 과정, 심지어 학교의 상징까지 공격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뉴잉턴 칼리지는 앞으로도 공학 전환에 대한 논란 속에서도 학교의 교육 방향과 가치를 지속적으로 추구할 것임을 강조했다.
이경미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