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대비 ‘방문객 증가율’ 면에서 최대, 이탈리아-일본-그리스 크게 앞질러
팬데믹 이전 수준 못 미치는 국내 관광업, 해외 방문 규모는 2019년 수준 넘어서
호주인 해외 여행자들이 기록적인 수치로 하늘을 날고 있다. 최근 공식 집계된 관련 데이터를 보면 호주인 해외 방문은 팬데믹 이전인 2019년 수준을 넘어섰다.
현재 해외로 나가는 항공기 좌석은 2019년보다 더 많이 출시되고 있다. 일부 노선 항공권 가격은 최대 25%까지 할인으로 제공되어 해외여행의 폭발적 증가를 가속화하는 상황이다.
종합 여행 서비스 사 ‘Flight Centre Travel Group’ 자회사인 ‘Corporate Traveller’의 글로벌 여행 책임자 톰 월리(Tom Walley) 대표는 “지난 여름시즌, 호주인들이 대규모로 유럽 여행을 떠났을 때만 해도 일시적인 여행자 증가로 생각했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전염병 대유행 이전에 비해 더 많은 이들이 해외로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호주인들의 해외여행 욕구를 ‘탄수화물 중독’이라고 표현했다. 그만큼 해외여행 수요가 늘어났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통계청(ABS)이 내놓은 데이터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한국이 호주인들의 해외여행 목적지로 크게 부상했다는 점이다. 올 2월까지 지난 12개월 사이 여행 목적으로 한국을 방문한 호주인은 2019년 3월에서 2020년 2월 사이의 여행자에 비해 28%가 늘어났다. 이는 각 국가 방문객 증가율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이다.
한국에 이어 터키(24%), 사모아(23%), 이탈리아(21%), UAE(21%), 파키스탄(21%)이 증가율 상위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Corporate Traveller’ 및 ‘FCM Travel’ 조사를 보면 일부 국가 왕복 항공권이 크게 인하됐다. 구체적으로 카타르가 25%로 인하폭이 가장 컸으며 뉴질랜드(23%), UAE(22%), 일본과 미국(각 20%)이 뒤를 이었다.
멜번에서 비즈니스 컨설턴트로 일하는 웬디 라트레이(Wendy Rattray, 47세)와 남편 스튜어트 라트레이(Stuart Rattray, 51)씨는 최근 이탈리아 돌로미티 하이킹, 밀라노와 베니스를 여행하고 막 돌아온 뒤 다시 일본으로 떠날 계획을 하고 있다.
이들은 “팬데믹 제한 조치 당시, 어딘가로 떠날 수 없고 집에서 지내야 한다는 압박감이 폐쇄공포증으로 다가오기도 했다”며 “이제는 전염병 사태 이전보다 더 자주 여행을 즐긴다”고 말했다.
라트레이씨와 같은 사람들에 힘입어 이탈리아는 지난 12개월 사이(2024년 2월까지) 31만6,880명이 방문해 역대 최다 여행자 수를 기록했다.

이 같은 배경에는 넷플릭스(Netflix) 시리즈 ‘리플리’(Ripley), 제임스 본드 영화의 마지막 시리즈 ‘No Time To Die’(촬영지는 Torre dei Criv)에 기인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탈리아 관광청 호주사무소(Italian National Tourist Board Australia)의 엠마누엘레 아타나시오(Emanuele Attanasio)씨는 “올해 들어서도 시드니, 멜번, 브리즈번의 여행 에이전트를 통해 이탈리아 여행 예약이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호주인들의 해외여행 붐과 함께 Jetstar, Singapore Airlines, Delta 등 호주인들이 많이 이용하는 항공사들의 승객수용 능력이 회복되는 가운데 호주 해외여행업 호황이 지속될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 호주인 여행 목적지
(국가 : 방문자 / 증가율)
한국 : 111,840 / 28%
이탈리아 : 316,880 / 21%
인도 : 499,260 / 17%
일본 : 595,300 / 12%
그리스 : 140,020 / 12%
피지 : 385,270 / 11%
미국 : 677,570 / −36%
중국 : 430,120 / −29%
싱가포르 : 335,410 / −20%
-방문자 수는 2024년 2월까지 지난 12개월 사이, 증가율은 2019년 3월부터 2020년 2월까지의 여행자 수 대비임
Source: ABS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