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호주 전역에서 계란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매대가 텅 비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주요 대형마트인 Woolworths, Coles, IGA는 일부 주에서 1인당 두 판까지만 구매할 수 있도록 제한을 두었으며, 수요 증가로 인해 계란 가격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조류 독감이 부른 계란 공급난
이번 계란 부족 사태의 원인은 지난해 호주에서 발생한 최악의 조류 독감(Avian Influenza) 사태다. 이로 인해 NSW, ACT, VIC 지역에서 약 200만 마리의 산란계(알을 낳는 닭)가 살처분됐다. 이는 호주 전체 산란계의 약 7%에 해당하는 규모다. 특히, 빅토리아 남서부의 주요 계란 농장에서 조류 독감이 집중적으로 발생하면서 대형마트에 납품되는 계란 공급량이 크게 줄었다. Woolworths 관계자는 “조류 독감으로 인해 산란계 수가 감소했고, 이를 회복하는 데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더해, 연말연시 계란 수요가 급증하면서 공급 부족 현상이 더욱 심화됐다. 하지만 대형마트들은 계란 공급을 늘리기 위해 생산업체들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으며, 공급 상황은 점차 개선되고 있다고 밝혔다.
새로운 조류 독감 확산…계란 부족 사태 장기화 우려
최근 빅토리아 북동부에 위치한 또 다른 계란 농장에서 별도의 조류 독감 바이러스가 발견되면서 추가적인 차질이 발생했다. 이 농장은 약 7만6천 마리의 닭을 보유하고 있으며, 해당 농장의 운영사인 Kinross Farms는 “이번 사태로 회사 전체 생산량의 10% 미만 정도만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추가적인 조류 독감 발생이 이어질 경우, 계란 공급난은 더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
언제쯤 계란 공급이 정상화될까?
업계 전문가들은 계란 공급이 정상화되려면 몇 달은 더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조류 독감이 발생했던 농장들은 현재 새로운 닭을 키우며 생산량을 회복하는 과정에 있지만, 정상적인 생산 수준을 회복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Coles 관계자는 “공급업체들과 협력해 최대한 빠르게 계란을 공급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고객들의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계란 시장에도 변화…농산물 직거래 장터에서 ‘완판’
수퍼마켓뿐만 아니라 농산물 직거래 장터(farmers market)에서도 계란이 빠르게 품절되고 있다. 빅토리아주 발라랫(Ballarat) 지역에서 계란을 생산하는 White Swan Eggs의 공동 대표 Sue Owin은 “우리는 기존과 같은 양의 계란을 생산하고 있지만, 수요가 급증하면서 공급이 빠듯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슈퍼마켓, 직거래 매장, 농장 직판장에서 모두 계란이 빠르게 팔려나가고 있다”며, “우리는 작은 규모의 생산업체이지만, 최근 들어 수요가 너무 많아져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지금이 가장 신선한 계란을 살 기회
한편, Ritchies IGA 슈퍼마켓의 CEO인 Fred Harrison은 현재 판매되는 계란이 어느 때보다 신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생산업체들이 주문을 맞추기 위해 최대한 빠르게 공급하고 있기 때문에, 평소보다 더 신선한 계란을 구매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일부 계란은 평소보다 크기가 작을 수 있다”며, “고온이 지속되면 닭들이 스트레스를 받아 산란율이 떨어지는 것도 문제”라고 설명했다.
조류 독감 여파로 인해 호주 계란 시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관계자들은 점진적인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다만, 완전한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전망이다.
이경미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