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청소년 5명 기소 이어… 테러 관련 범죄로 7년 복역-‘감시’ 대상이었던 인물
지난 4월 14일(월) 저녁, 웨이클리(Wakeley) 소재 아시리아 정교회(Assyrian Orthodox) 소속의 ‘선한 목자 그리스도 교회’(Christ the Good Shepherd Church)에서 설교 중인 마르 마리 엠마뉴엘(Bishop Mar Mari Emmanuel) 주교에게 흉기를 휘두른 테러 사건과 관련, 경찰이 10대 청소년 7명을 체포해 5명을 기소한 데 이어 지난해 보호관찰 명령(supervision order)에서 풀려난 전 이슬람 국가(Islamic State) 지지자 와심 파야드(Wassim Fayad, 56)를 소환, 조사하고 있다.
안작데이(ANZAC Day) 휴일이었던 4월 25일(목), ABC 방송 보도에 따르면 전도사를 자칭하는 파야드는 엠마뉴엘 주교에 대한 테러와 관련된 조사의 일환으로 경찰의 표적이 된 시드니 남서부 일대 남성 2명과 10대 12명 중에 포함되어 있다.
경찰에 체포된 14세에서 17세 사이 청소년 5명은 테러 행위를 준비하거나 계획한 음모를 포함, 다양한 범죄 혐의로 이날(4월 25일) 아동법원에 기소됐다.
파야드는 무슬림 개종자에 대한 채찍질, 게이 섹스클럽 주차장에서의 총기살해 시도 미수에 가담하는 등의 여러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후 2020년까지 7년을 교도소에서 보냈다.
경찰은 그가 복역 중인 동안 ‘시드니에서 테러 공격을 계획하고 있던 IS 테러 조직의 일원이었다’고 주장했다.
석방 후인 2021년, 대법원은 파야드에게 2년간의 보호관찰 명령(supervision order) 명령을 내렸다. 그가 테러 범죄를 저지르기 위해 젊고 취약한 이들을 모집할 위험이 높다고 본 것이다.
이 판결 2년이 지난 지난해, 대법원의 한 판사는 “(경찰의) 보호관찰을 받지 않을 경우 심각한 테러 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 용납할 수 없는 위험이 있음을 입증하지 못했다”며 이 명령(‘supervision order’)의 연장을 거부했다.
앞서 4월 24일, NSW 경찰-호주연방경찰(AFP), 호주 보안정보국(Australian Security Intelligence Organisation), NSW 범죄위원회(NSW Crime Commission)를 포함하는 합동 대테러팀(Joint Counter-Terrorism Team. JCTT) 소속 약 400명의 수사요원들은 시드니 전역 13개의 주소지를 급습, 테러 용의자들을 체포했다.
현재 체포된 10대 7명 가운데 2명은 아직 기소되지 않은 상태이다. 경찰은 또한 기소되지 않은 파야드를 포함해 10대 청소년 5명과 다른 남성 2명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이고 있다.
지난 4월 15일, 아시리아 정교회 주교를 흉기로 공격했다가 현장에서 체포된 16세 청소년은 이미 기소된 상태이다.
AFP 크리시 바레트(Krissy Barrett) 부국장은 “이 조직(현재 기소되어 있는 일단의 청소년과 일부 남성들)을 감시한 결과 웨이클리 테러 공격자로 추정되는 용의자와 유사한 폭력적 극단주의 이데올로기를 공유하는 동료 및 동료들의 네트워크가 밝혀졌다”고 밝혔다.

경찰 영장에 따르면 이 청소년 중 일부는 ‘WhatsApp’이라는 메시지 플랫폼에 ‘Brotherhood’라는 이름의 채팅 그룹에 속해 있었으며, 여기에는 Christ the Good Shepherd Church 주교를 공격한 혐의로 기소된 16세 소년도 포함되어 있다.
ABC 방송은 고위 법 집행 소식통을 인용, “이들이 특정 공격을 계획했다는 구체적인 증거는 아직 없지만 그룹(‘Brotherhood’라는 이름의 채팅 그룹) 간 의사소통을 통해 초기 준비단계임을 시사하는 내용이 있다”고 밝혔다.
소식통은 또한 “JCTT는 이 청소년들이 ‘매우 불안정’한 상태임을 우려해 24일(수) 일제히 급습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와심 파야드, “샤리아 법에서
채찍질 영감 받았다” 주장
이전에 파디 알라메딘(Fadi Alameddine) 또는 아부 자카리야(Abu Zakariyah)로 알려졌던 와심 파야드는 지난 15년 이상 교도소 안팎에서 호주 내 소규모 극단주의 그룹과 연계된 ‘악명’으로 이름을 떨친 인물이다.
지난 2011년, 파야드는 젊은 남성들이 샤리아 법(Sharia law)에 대한 왜곡된 해석에서 영감을 받아 술을 마시고 마약을 복용했다는 이유로 한 무슬림 개종자를 전기 케이블로 40차례 채찍질 한 바 있다.
이 범죄에서 보석금을 내고 풀려나 있던 2013년에는 다른 두 명의 남성과 공모해 밴(van) 차량으로 한 쇼핑센터에 설치되어 있는 ATM 기기를 통째로 훔쳐내려다 실패하기도 했다. 그는 훔친 돈을 시리아 내 테러조직 IS에 보낼 목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같은 해 그는 시드니의 한 섹스클럽 주차장에서 발생한 총격사건과 관련해 용의자에게 해외로 도피할 것을 종용한 이유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감옥에서 복역 중이던 2014년, 15년에는 교도소 내 ‘IS 수감 감방’에 있던 한 젊은 수용자가 파야드를 찾아간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야드는 골번(Goulburn)에 있는 최고 보안의 교도소이자 위험 범죄자 감옥인 ‘Supermax’로 이감됐다.
파야드는 2015년 10월 파라마타(Parramatta)에 있는 NSW 경찰본부 회계 담당 직원이었던 커티스 쳉(Curtis Cheng)씨에 대한 총기 테러 사건에 연루된 것을 포함해 여러 건의 테러 범죄를 저지르거나 그에 연관되어 있다.
법원은 파야드에게 2013년 ‘금지된 조직’(proscribed organisations)인 IS를 위한 전투원이 될 시드니 거주 남성들을 모집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는 혐의가 제기됐으나 기소하지는 않았었다.
정신과 보고서, “이슬람 관련
특이한 병리학적 선입견” 가져
지난 2020년 석방된 후 다음 해, 대법원은 파야드가 “심각한 테러 범죄를 저지를 위험이 높다”고 판단해 그에게 2년간의 보호관찰 명령을 내렸다.
이로써 그에게는 51개의 조건에 부과됐으며, 이 가운데는 전자 감시장치 착용, 무기소지 금지, 특정인과의 교제 금지 등이 있다.
법원은 이 같은 판결에서 파야드가 “동료들 사이에서 높은 영향력을 갖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다른 사람들을 테러 행위에 가담하도록 세뇌하고 과격화하게 만들며 이를 장려할 위험이 있다”는 정신건강 전문가의 증거를 들었다.
법원 판결을 위해 준비된 2021년 심리 보고서는 파야드에 대해 “극단주의 이데올로기를 지지하는 다른 사람들과의 강력하고 중요한 네트워크와 함께 테러 행위를 조직하는 것을 지원하고 도울 가능성이 있다”고 기술했다.
또 법원에 제출된 별도의 정신과 보고서에 따르면 파야드는 ‘속임수에 능하고’(tendency to deception), ‘독특한 이슬람 및 관련 교리에 대한 집착 또는 병적으로 몰두’(fixation or pathological preoccupation with idiosyncratic Islam and related doctrine)해 있다.

보고서는 이어 “파야드는 이념에 의해 자신의 삶을 프레임화 하고 있으며 이 이데올로기는 폭력을 정당화 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히고 있다. 뿐 아니라 “그는 또한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에서 만족을 얻으며, 폭력적 극단주의에 관여하고 관심이 있는 사람들과의 관계는 그의 경우, 개인적으로 테러 폭력에 직접 관여하는 것보다 테러 요원 모집, 모금 및 일반적인 지원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았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2월, 대법원 데보라 스위니(Deborah Sweeney) 판사는 파야드에 대한 추가 보호관찰 명령 신청에 대해 “극단주의 행위를 계획하고 실행할 능력이 있을 수 있다는 광범위한 개인 네트워크의 일부라는 주장에 대해 증거가 뒷받침되지 못한다”며 이를 기각했다.
이에 대해 스위니 판사는 “증거를 최대한 활용하면 파야드가 테러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을 알고 있으며 과거에 이들과 접촉한 적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그의 종교적 신념에 대한 지지와 테러리즘에 대한 지지를 혼동하지 않아야 한다”는 말로 판결 배경을 설명했다.
파야드는 경찰이 2년간의 추가 보호관찰 명령을 신청하고자 2022년 준비한 새로운 정신과적 위험 평가 보고서에 대한 면담을 거부했었다. 이 보고서는 그가 폭력적 극단주의에 가담할 위험을 ‘높음’에서 ‘보통’으로 하향 판단했다.
보고서는 그러면서도 파야드는 여전히 ‘매우 영향력이 크고’, ‘(테러 행위를 저지를)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확인된 사람들과 다시 관계를 맺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덧붙이고 있다.
보고서는 이어 “이 같은 연관성의 맥락에서 파야드의 이데올로기는 점점 더 과격해질 수 있으며, 그의 전반적인 위험 프로필은 급속히 확대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경찰 조사가 이어지는 가운데 파야드의 법률팀은 그가 당시 테러 조직을 지지했다는 증거가 없으며, IS에 대한 그의 견해도 바뀌었다고 주장했다.
그의 변호사들은 파야드가 “인지능력이 낮고 어휘력이 제한적이며, 가상의 추상적 추론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그를 변호했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