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하순까지 전체 인구의 21%… AMA, “전체 접종률 50% 이상으로 늘려야” 강조
겨울시즌을 맞이하고 있음에도 호주인의 연간 인플루엔자 백신접종 비율은 수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의료 전문가들은 GP 접근에 대한 장벽을 낮은 접종률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한다.
예방접종 등록 당국인 ‘Australian Immunisation Register’ 데이터에 따르면 5월 19일 현재 독감백신을 접종받은 이들은 5명 중 1명(21.8%)에 불과하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10% 낮은 수치이다.
최근 몇 주 동안 각 주 보건당국은 올해의 경우 호흡기 질환이 이른 시기에 급증했다며 백신접종을 독려해 왔다. 특히 NSW 주에서는 올해 들어 현재까지 확인된 인플루엔자 발병 사례가 2만9,000건에 이르며 최근 몇 주 사이 급격히 증가했다.
게다가 심각한 합병증 위험이 있는 5세 미만 어린이는 모든 주 및 테러토리에서 무료로 독감백신을 접종받을 수 있지만 실제 인구는 전체적으로 7명 중 1명(13.8%) 미만에 그쳤다. 팬데믹 사태가 발생하기 직전인 2019년 8월, 5세 미만 어린이의 독감백신 접종 비율은 40%에 달했었다.
학령기의 아동은 독감백신 예방접종을 가장 적게 받은 인구 집단으로, 올해에는 5월 19일 현재까지 5~15세 어린이-청소년의 접종률은 8.4%에 불과했다. 또 생명을 위협하는 합병증에 가장 취약한 이들, 즉 65세 이상 노인들 중에서도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률은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
호주 의료협의회인 ‘Australian Medical Association’(AMA)의 스티브 롭슨(Steve Robson) 교수는 “올해 백신 접종률 감소는 아주 큰 우려”라고 말했다. 그는 “집단면역 수준을 제공하고 심각한 독감 시즌의 확신을 막기 위해서는 예방 접종률을 지금의 두 배가 넘는 ‘50%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면서 “인플루엔자가 COVID의 위험보다 뒤처지는 것으로 보이는 것은 사실이나 독감 역시 여전히 매우 심각한 질병”이라고 경고했다.
지난해 호주에서는 16세 미만 어린이-청소년 9명을 포함해 39명이 독감으로 목숨을 잃었다.

일반의협의체인 ‘Royal Australian College of General Practitioners’(RACGP)는 독감백신 접종률 감소에 대해 GP를 찾는 이들의 감소 때문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이는 예방접종 수치를 통해 입증된다. 올해 약국에서 독감예방 주사를 맞은 이들은 138만 명으로 지난해에 비해 5% 증가했다. 반면 GP를 방문해 접종을 받은 이들은 400만 명에서 341만 명으로 급감했다.
RACGP의 마이클 클레멘츠(Michael Clements) 부교수는 “GP를 찾는 이들이 줄어듦으로써 일반의는 사람들에게 예방접종의 중요성을 상기시킬 기회가 적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생활비 상승 압력이 일부 가구의 예방접종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통계청(ABS)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회계연도(2022-23년), 접종에 소요되는 비용으로 GP 방문을 기피하거나 연기한 이들은 7%로, 이전 해에 비해 두 배로 늘었다.
현재 퀸즐랜드(Queensland)와 서부호주(Western Australia) 주에서만 인플루엔자 백신접종을 무료로 제공하며 이외 모든 주 및 테러토리에서는 만성질환이 없는 5세에서 65세 사이 사람들에게 약 25달러의 독감백신 접종 수수료를 부과한다.
클레멘츠 부교수는 “주 정부들이 이에 투자할 의지가 있다면 QLD나 WA처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