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레스테롤의 대사물질이 연골조직 파괴… 관절염 원인, 노화 아닌 대사설 질환
콜레스테롤은 세포를 둘러싼 세포막을 구성하는 성분이며, 담즙을 만들고, 호르몬과 비타민D를 생성하는 등 우리 몸에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성분이다. 그러나 콜레스테롤 수치가 지나치게 높으면 혈관이 좁아지면서 심뇌혈관질환을 비롯한 다양한 질병들이 발생할 수 있기에 건강의 위험요소로 간주되어 왔다. 그런데, 얼마 전 콜레스테롤이 퇴행성 관절염의 원인이 된다는 사실이 한국 과학자들에 의해 세계 최초로 밝혀졌으며, 이는 세계적 권위를 지닌 과학저널 ‘NATURE’에 소개됐다.
■ 고농도 콜레스테롤이 퇴행성 관절염 촉진
퇴행성 관절염은 노년기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전 세계 60세 이상 인구 중 약 30%가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까지 퇴행성 관절염의 정확한 원인이 밝혀져 있지 않았다. 퇴행성 관절염은 관절을 둘러싸고 있는 연골의 손상이나 퇴행성 변화로 인해 뼈와 인대가 손상돼 염증과 손상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그런데, 지금까지는 왜 이런 변화가 발생하는지 정확히 파악하지 못해 치료법을 찾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광주과학기술원(KIST) 전장수 박사팀은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고 콜레스테롤을 섭취한 그룹에서 퇴행성 관절염이 촉진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한, 퇴행성 변형이 발생한 연골에는 정상 연골에 비해 콜레스테롤의 유입이 많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콜레스테롤을 많이 섭취하면 퇴행성 관절염이 더 빨리 진행되고, 퇴행성 관절염이 진행된 경우 콜레스테롤이 관절에 더 많이 쌓이는 악순환이 이뤄진다는 의미이다.
■ 콜레스테롤이 PORα단백질 활성화해 연골조직 파괴
2관절 내에 콜레스테롤이 쌓이는 것이 왜 관절 건강에 문제가 되는 것일까? 그 이유는 콜레스테롤이 연골조직을 파괴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퇴행이 진행되고 있는 관절에 쌓인 콜레스테롤은 효소들에 의해 다양한 종류의 콜레스테롤 대사 결과물인 ‘옥시스테롤(oxysterol)로 바뀐다. 옥시스테롤은 세포 내에서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단백질PORα를 활성화시키게 되는데, 이 단백질은 연골을 분해하는 다양한 효소들을 자극하여 연골조직을 파괴한다는 사실이 이번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연골은 혈관과 신경, 림프관이 없기 때문에 손상될 경우 스스로 재생되기가 매우 어렵다. 연골조직에 손상이 발생하기 전에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퇴행성 관절염도 동맥경화와 같은 대사성 질환
지금까지 콜레스테롤이 퇴행성 관절염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가설은 여러 번 제기되어 왔다. 그러나, 실험을 통해 이에 대한 증거를 확인한 것은 이번 연구가 처음이다. 연구를 진행했던 전장수 교수는 “이번 연구는 퇴행성 관절염이 단순히 노화에 따른 질병이 아니라 동맥경화처럼 콜레스테롤 대사에 의해 생기는 대사성 질환임을 최초로 밝혀낸 것”이라며 “퇴행성 관절염의 예방 및 치료법 개발에 새로운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혈관질환 뿐만 아니라 관절 건강을 위해서 콜레스테롤 수치를 정상으로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콜레스테롤 관리에 가장 도움이 되는 방법은 걷기나 수영, 자전거 타기 등과 같은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다. 육류나 가공식품에 많이 들어있는 포화지방 및 트랜스지방의 섭취를 줄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한, 콜레스테롤 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건강기능식품을 꾸준히 섭취하는 것도 방법이다. 현재 호주와 한국에서 관심을 많이 받고 있는 대표적인 콜레스테롤 관리 제품은 ‘쿠바산 폴리코사놀’이다. 쿠바산 폴리코사놀은 쿠바산 사탕수수에서 추출한 자연 유래 성분으로 정상 범위 내에서 콜레스테롤 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