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계의 대안 ‘소극장 운동’, 그 힘든 일을 해내려 합니다(3)
18세기 말 영국은 뉴사우스웰즈(NSW) 주를 식민지로 정하고 영국의 죄인들을 이곳으로 유배시켜 정착시켰다. 그 이후 다른 주가 발견되고 건설되어, 20세기 여섯 개의 식민지가 연합하여 호주 연방을 설립한다. 모국인 영국과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 지리적 영향으로 인해, 점차 다른 정치적 정체성을 가지게 되었기에, 1942년 영국으로부터 분리된다. 18세기 말 영국의 식민지였을 때 극장이 있었다. 죄를 짓고 벌을 받는 죄인들을 위한 엔터용으로 영국식 뮤지컬, 코미디 그리고 팬터마임 같은 공연들이 지역의 테마를 이용하여 공연되었다. 다만 그 당시 관객들의 수준이 감옥에 갇혀있는 죄수들이라, 어떤 당국자은 공연 자체가 나쁜 영향을 준다고 경외 시 했고, 어떤 이들은 좋은 의미로서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무튼, 당시 호주 당국은 나쁜 품성의 관객들(대부분 죄를 짓고 끌려 온 죄인들이었기에)과 극장 면허 그리고 범죄 행위로 인해 극장이 생기고 공연이 이루어지는 것을 탐탁지 않아 했다. 그러면서도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한 극단이나 단체는, 2017년 현재에도 다양한 모습으로 극과 극단을 발전시켰다.
그 중에서도 지역사회 극단들과 소극장용 극장들의 끊임없는 작품 활동은 큰 행보이다. 그들이 그렇게 계속할 수 있었던 것은, 로컬 거버먼트(Local Government)인 카운슬(Council)의 지원이나 장려도 크며, 정기적으로 후원해 주는 기업, 단체의 아름답고 지속적인 믿음과 그들만의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최근 교민사회 한 단체인 ‘광복회 호주지회’에서 작은 프로젝트를 하나 성공적으로 마쳤다. 연기, 노래, 춤이라고는 전혀 배운 적이 없는 청소년들 공연이었다.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고 또 저마다 하는 일들이 많기에 연습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 하지만 10대 청소년들은 연습하러 온 시간 속에서 그리고 공연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자신들이 변화함을 깨닫고, 새로운 자아를 인식하게 되었다. 무대 공포증이 있는 친구는 그것을 극복하고, 자신감이 부족했던 친구는 자신감을 충만시켰다. 이는 어떻게 예술을 통해서 변화하고 발전되는지를 잘 보여주는 좋은 예라 생각한다.
하여, 우리는 지금 중요한 사안을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소극장 운동’은 지역 주민들과의 예술을 통한 소통이 되어야 한다. 공연 예술을 즐기는 한국 교민사회가 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문화예술센터가 지역마다 다양하게 생겨나야 하고, 그곳을 통해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어야 하며, 지역 주민과 연계해 다양한 연령층을 지원하게 하고, 배우게 하고, 참가하게 만들어야 한다.
시드니 교민사회의 의식 있고 미래를 걱정하는 이들에게 고한다. 제발 지역의 ‘소극장’을 통해 전문 예술인 중심의 예술 창작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기를, 그리고 더불어 아마추어, 비전문인, 청소년, 노인, 소외계층, 외로움을 느끼는 이들을 대상으로 할 수 있는 ‘공간’의 예술을 만들 수 있도록 간곡히 바란다.
이 작은 ‘소극장 운동’으로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고, 한 발짝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교민사회 문화예술, 즉 ‘커뮤니티 씨어터’(Community Theatre)라는 지역극장이 만연해지길 간절히 바란다.
1회성으로 그치는 연극이나 공연이 아닌, 계속 축적되고 축적되어 전문화된 작품, 그리고 소비되지 않는 예술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 우리 스스로가 적극적으로 만들고 지켜야 한다.
작지만 강렬하게, 창작극을 대중화시키고 양성하는 데 좋은 영향을 끼치길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해 보려 한다. ‘소극장 운동’, 언제가 되었든 간에 말이다.
강해연 / 이유 프로덕션 & 이유 극단(EU Production & EU Theatre) 연출 감독으로 그동안 ‘3S’, ‘아줌마 시대’, ‘구운몽’, ‘구운몽 2’ 등의 연극과 ‘리허설 10 분 전’, ‘추억을 찍다’ 등의 뮤지컬, ‘Sydney Korean Festival’, ‘K-Pop Love Concert’ 외 다수의 공연을 기획, 연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