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젤 소재 작은 코티지, 입찰가 60회 넘게 엎치락뒤치락 ‘화제’
주택 가격이 상승하면서 부동산 시장 회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시드니 경매에는 구매자들의 수요를 충족시킬 만큼 매물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가격이 더 상승하기 전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첫 주택 구입자 등 예비 매자들의 입찰 경쟁도 한층 가열되고 있다.
지난 주말(21일) 로젤(Rozelle)에 자리한 185스퀘어미터 부지의 작은 코티지 경매는 이런 흐름을 그대로 보여주었다는 평이다.
이날 경매에는 입찰자들이 1천 달러씩 가격을 올리며 무려 60회 넘는 가격 제시가 이어지는 등 다소 긴 시간이 소요됐으며, 잠정 가격에서 25만 달러 오른 금액에 낙찰됐다.
지난 주말 시드니 경매에는 이전 주에 비해 크게 늘어난 543채가 매물로 등록됐으며, 이날 저녁 ‘도메인’ 사가 집계한 348채의 낙찰률은 74.6%로 높은 수준을 이어갔다.
로젤의 쿨론 스트리트(Coulon Street)에 자리한 2개 침실의 이 코티지 경매는 10명의 예비 구매자가 입찰한 가운데 130만 달러에서 시작됐다. 잠정 가격인 125만 달러보다 5만 달러 높은 금액에서 경매가 시작된 것이다. 입찰자들은 1만 달러, 5천 달러씩 가격을 제시해 금세 146만 달러를 넘어섰으며, 5명의 입찰자가 포기한 가운데 남은 5명이 1천 달러씩 끈질긴 입찰가 제시를 이어간 끝에 150만1천 달러에서 낙찰이 이루어졌다.
매매를 진행한 ‘Cobden & Hayson’ 사의 대니 콥든(Danny Cobden) 에이전트는 이날 낙찰자로 결정된 젊은 커플이 특히 간절한 듯 했다 “입찰가 제시가 길게 이어지는 가운데 이 젊은 부부에게 돌아갔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날 거래에 대해 “현지 주택 시장의 정점을 보여주는 환상적인 낙찰 결과”라고 덧붙였다. 이 주택이 마지막 거래된 것은 지난 1991년으로 당시 매매가는 39만 달러였다. 당시 매매가와 비교하면 3배 이상 오른 금액이지만 로젤의 중간 주택 가격(153만 달러)에는 못 미치는 것이다.
동부 지역의 한 매물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만들어졌다. 버클루즈(Vaucluse)의 밀리터리 로드(Military Road) 상에 자리한 3개 침실 주택은 180만 달러에서 경매가 시작, 입찰 가격은 금세 잠정 가격인 210만 달러를 넘어섰지만 이후 4명의 입찰자들이 1천 달러씩 가격을 올리면서 오랜 시간 이어진 끝에 226만7천 달러에서 거래가 이루어졌다. 이 주택은 지난 2009년 135만 달러에 매매된 것이 마지막 거래였다.
경매를 맡은 ‘Cooley Auctions’의 다미안 쿨리(Damien Cooley) 경매사는 “예비 구매자들이 입찰 가격을 제시하는 데 조심스러움을 보이기는 하지만 구매하려는 의지를 상당히 높다”고 말했다.
버클루즈의 또 다른 매물은 밀리터리 로드에 있는 주택과는 다른 양상으로 진행됐다. 킹스 로드(Kings Road) 상의 3개 침실, 645스퀘어미터 부지의 주택은 350만 달러에서 입찰이 시작, 5명의 입찰자들이 5만, 10만 달러씩 가격을 내놓으면서 순식간에 390만 달러를 넘어섰다.
이후 입찰 제시액은 줄었지만 예비 구매자들이 포기하지 않고 경쟁을 이어가 400만 달러에서 경매가 끝이 났다. 이는 잠정 가격(395만 달러)에서 5만 달러 오른 금액이었다.
로워노스쇼어(lower north shore)의 나렘번(Naremburn)에 있는 3개 침실 세미하우스에는 무려 14명의 예비 구매자가 입찰, 가격 경쟁을 이어간 끝에 237만5천 달러의 낙찰가를 기록했다. 이 매물의 잠정 가격은 215만 달러로, 22만5천 달러가 높아진 것이다. 기록에 따르면 367스퀘어미터 부지의 이 주택이 마지막 거래된 것은 지난 2012년이었으며, 당시 매매 가격은 130만 달러였다.
로즈빌(Roseville)의 4개 침실 주택 또한 긴 시간 경매가 이어진 사례였다. 프레스톤 플레이스(Preston Place)에 자리한 이 주택 경매는 17명이 입찰한 가운데 200만 달러에서 시작됐으며, 초반에는 높은 입찰가 제시로 잠정 가격(220만 달러)을 금세 넘겼다. 하지만 이후 낮은 가격 제시로 무려 106회의 입찰이 이어지면서 최종 제시액은 290만7,500달러에 달했고, 이 가격에서 낙찰이 이루어졌다. 잠정 가격에서 70만 달러가 넘어선 금액이었다.
시드니 남부, 오이스터 베이(Oyster Bay)의 4개 침실 주택 또한 12명의 예비 구매자가 긴 경쟁을 이어갔으며, 최종 낙찰가격은 163만5천 달러를 기록했다. 이 주택은 한 건축가가 50년 넘게 거주해온 주거지로, 815스퀘어미터의 넓은 블록을 갖고 있어 매물로 등록하면서 많은 관심을 끈 바 있다. 이날 거래 가격은 잠정 가격에서 8만5천 달러 높아진 금액이었다.
동부, 쿠지(Coogee)의 펜트하우스는 350만 달러의 잠정 가격이 책정된 가운데 4명의 예비 구매자가 입찰, 10만 달러 높아진 360만 달러에 거래됐다.
김지환 객원기자 jhkim@koream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