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이후 학비 낮아진 엔지니어링-건설기술 분야, 취업 이후 급여 전망 ‘밝아’
3년제 학위-값비싼 등록금의 예술 부문, 대졸 평균 급여 ‘이하’… 취업률도 저조
대학 학업을 마친 후, 취업시 가장 높은 급여를 받는 전공은 어떤 분야일까.
가장 많은 등록금을 지불하여 학위를 취득한 이들은 가장 낮은 급여를 받고 있으며, 이는 직장을 갖게 된 젊은이들에게 ‘지속 불가능한 HECS 빚을 떠안고 있다’는 두려움을 악화시킨다는 지적이다.
최근 공개된 새 데이터에 따르면 3년제 학위 취득에 최대 5만 달러의 학비를 납부해야 하는 커뮤니케이션 및 예술(communications and arts) 분야 전공 학생들은 호주의 대학 졸업자 평균 급여보다 훨씬 낮은 수입을 얻고 있으며, 정규직 직업을 가질 확률도 낮다.
이와 대조적으로 2020년부터 학비가 낮아진 엔지니어링 및 건설(engineering and construction) 부문 졸업생의 경우, 초임은 물론 입사 후 3년 모두에서 가장 좋은 급여 전망을 갖고 있다.
이번 대학 졸업자 급여 데이터는, 이전 모리슨(Scott Morrison) 정부가 시행했던 학위 비용 구조 변경을 되돌려야 한다는 연방정부의 압력이 가중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현 노동당 정부의 제이슨 클레어(Jason Clare) 교육부 장관은 “(이전 정부의) 개혁이 실패했지만 이를 뒤집기 위한 기간을 약속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교육부 고등교육 기관인 ‘Quality Indicators for Learning and Teaching’(QILT)의 최근 데이터를 보면 2023년 호주 대학 졸업자 평균 급여는 연 7만1,000달러로 2020년에 비해 9% 높아졌다.
2023년도 학위 취득자 가운데 정규직 급여가 가장 높은 전공 분야는 치과($94,000), 의학($85,000), 사회복지($77,300), 엔지니어링($75,000), 교육학($75,000)이었다.
또 2020년에 취업을 한 이후 3년이 지난 2023년 현재, 가장 많은 급여를 받는 분야는 치과($108,300), 의학($101,000), 엔지니어링($100,000), 컴퓨터 공학($96,400), 약학($92,000)으로 나타났다.
커뮤니케이션 및 예술 분야는 대학 등록금이 가장 높았으며(3년제 학위취득에 5만 달러 이상), 반면 취업 시점 및 취업 3년 후의 급여는 세 번째로 낮았다.
4년제의 엔지니어링 분야 학위 비용은 3년제 커뮤니케이션 학위에 비해 약 1만4,000달러 저렴하다. 반면 대학 졸업 이후 3년이 지난 시점에서의 평균 임금은 같은 경력 단계의 커뮤니케이션 학위 취득자에 비해 최대 38% 높다.
웨스턴시드니대학교(Western Sydney University)에서 토목공학(civil engineering)을 전공한 헤이미 몰리나(Heimy Molina)씨는 대학에서의 전공을 결정할 때, 학위 취득 이후의 취업 전망 및 급여를 고려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학위를 얻은 그녀는 글로벌 엔지니어링-부동산 및 인프라 회사인 ‘Gumuda Australia’에 취업했으며, 현재 시드니 경전철인 ‘Sydney Metro West’의 터널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그녀는 더 많은 여학생들이 STE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and mathematics) 분야를 공부하도록 하는 데 열정을 갖고 있다.
최근의 대학생 대상 설문조사에 따르면 학부생(undergraduate)의 정규직 취업률은 학위에 따라 큰 차이가 있다. 약사, 재활 및 의학 분야의 정규직 고용률은 95% 이상이다. 또 수의학, 교육학, 공학을 공부한 학생들 또한 학위 취득 후 정규직으로 일하는 비율이 거의 90%에 달한다.
이와 달리 풀타임 고용률이 가장 낮은 분야는 창작예술(creative arts. 54%), 커뮤니케이션(64.9%), 과학 및 수학(69.8%), 인문학(71.8%)이었다.
호주국립대학교(ANU) 고등교육 전문가인 앤드류 노턴(Andrew Norton) 교수는 정부가 인문학 분야의 높은 학비를 시급히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것(높은 학비)이 의미하는 바는 평생 동안 학자금 융자(HECS) 빚을 안고, 졸업 후 이를 갚아 나가지만 완전히 정산할 만큼 충분한 급여를 보장받지 못한다는 것”이라는 그는 “특히 예술 분야 전공 학생들의 문제 중 하나는 졸업 이후의 낮은 취업률”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학자금 상환액을 줄여주고자 매년 시행하는 연동 방식을 바꾸었지만 HECS 부채를 줄여나가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노턴 교수는 학생들에게 “자신의 열정에 따라야 하겠지만 대학에서의 전공을 선택하기 전, 향후 잠재적 수입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가량 관심 분야의 다른 학위 코스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그는 “인문학의 경우 법학은 유사한 기본 능력을 활용하면서도 훨씬 더 나은 결과(취업 및 급여)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드니대학교에서 예술을 공부하는 2학년 생 코니 해리스(Connie Harris)씨는 “벌써부터 HECS 부채를 상환해야 할 걱정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다”며 현재 심경을 밝혔다. 그녀는 “높은 학비가 정말로 실망스럽다”면서 “석사 과정까지 공부를 하고 싶지만 높은 학비를 감안하면 호주에서 대학원 학업을 이어갈 여유는 없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지난 2021년, 당시 자유-국민 연립 정부에서 도입한 ‘Job-ready Graduates scheme’은 학생들로 하여금 졸업 후 일자리가 많지 않은 예술 분야 전공을 가능한 선택하지 않도록 하고자 이 분야의 학비를 두 배 이상 높여 놓았다.
이와 달리 교육학, 외국어, 간호, 수학, 공학을 비롯한 기타 학과는 국가 경제에 필요한 분야로 간주되어 학비를 줄였다.
현 클레어 교육부 장관은 “당시 연립 정부의 계획은 학생들로 하여금 인문학 전공을 피하고, 또 기술 부족 분야를 공부하도록 유도하는 데 실패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계획(Job-ready Graduates scheme’)를 폐지하겠다는 약속은 내놓지 않았다.
대신 장관은 “노동당 정부가 최근 설립한 ‘Australian Tertiary Education Commission’에서 올해 초 대학 등록금 설정을 포함해 대학 협약(Universities Accord)에 명시된 장기 개혁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 전공별 대학졸업자 급여
(전공분야 : 초임-연간 / 취업 3년 후 급여-연간 / 인상폭)
Dentistry : $90,000 / $108,300 / 20.3%
Medicine : $75,100 / $101,000 / 34.5%
Social work : $70,400 / $85,000 / 20.7%
Engineering : $70,000 / $100,000 / 42.9%
Teaching : $70,000 / $83,000 / 18.6%
Computing and IT : $66,700 / $96,400 / 44.5%
Health services and support : $66,000 / $83,500 / 26.5%
Law : $66,000 / $91,900 / 39.2%
Nursing : $65,200 / $79,300 / 21.6%
Science and Maths : $65,000 / $80,000 / 23.1%
Architecture : $65,000 / $86,000 / 32.3%
Rehabilitation : $65,000 / $84,700 / 30.3%
Psychology : $63,000 / $80,000 / 27.0%
Humanities, culture and social sciences : $62,600 / $81,700 / 30.5%
Agriculture and environmental studies : $62,500 / $80,000 / 28.0%
Business and management : $62,000 / $86,600 / 39.7%
Veterinary science : $60,000 / $84,000 / 40.0%
Communications : $56,000 / $73,000 / 30.4%
Creative arts $52,000 / $67,000 / 28.8%
Pharmacy : $49,600 / $92,000 / 85.5%
-2020년 졸업 후 취업한 이들 및 3년 후인 2023년 실시한 설문 결과임.
Source: Quality Indicators for Learning and Teaching (QILT)
■ 2023년 대학졸업자 전공별 초임
(Degree : 중간 임금-연간 / Yearly student contribution)
Psychology : $71,000 / $9,314*
All degrees : $71,000 / –
Mathematics : $73,100 / $4,627
Agriculture + Forestry : $70,800 / $4,627
Nursing : $69,400 / $4,627
Teacher Education – Other : $75,600 / $4,627
Teacher Education – Early Childhood : $73,400 / $4,627
Teacher Education – Primary + Secondary : $75,000 / $4,627
Language + Literature : $67,300 / $4,627
Natural + Physical Sciences : $70,000 / $9,314
Biological Sciences : $65,400 / $9,314
Medical Sciences + Technology : $66,800 / $9,314
Computing + Information Systems : $74,400 / $9,314
Engineering – Other : $75,200 / $9,314
Engineering – Process + Resources : $82,000 / $9,314
Engineering – Mechanical : $75,400 / $9,314
Engineering – Civil : $74,000 / $9,314
Engineering – Electrical + Electronic : $77,600 / $9,314
Engineering – Aerospace : $74,000 / $9,314
Architecture + Urban Environments : $62,600 / $9,314
Building + Construction : $78,000 / $9,314
Environmental Studies : $71,600 / $9,314
Health Services + Support : $70,400 / $9,314
Public Health : $72,000 / $9,314
Pharmacy : $55,500 / $9,314
Physiotherapy : $70,000 / $9,314
Occupational Therapy : $72,000 $9,314
Art + Design : $59,500 $9,314
Music + Performing Arts : $60,000 / $9,314
Medicine : $85,000 / $13,241
Dentistry : $94,400 / $13,241
Veterinary Science : $67,400 / $13,241
Accounting : $65,200 / $16,992
Business Management : $69,400 / $16,992
Sales + Marketing : $65,000 / $16,992
Management + Commerce – Other : $70,000 / $16,992
Banking + Finance : $71,500 / $16,992
Political Science : $68,900 $16,992
Humanities inc History + Geography : $70,000 / $16,992
Social Work : $77,300 / $16,992
Law : $72,000 / $16,992
Justice Studies + Policing : $76,800 / $16,992
Economics : $72,000 / $16,992
Sport + Recreation : $58,100 / $16,992
Communication, Media + Journalism : $65,100 / $16,992
Tourism, Hospitality + Personal Services : $70,500 / $16,992
*전문 진로 행동과학 과목에만 해당-학부생 대상
-Yearly student contribution은 Commonwealth supported place (CSP)에 등록된 경우 지불해야 하는 비용.
Source: Quality Indicators for Learning and Teaching (QILT) survey/Department of Education)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