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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커뮤니티에 자체 금융기관 필요성 인식 준 것, 가장 보람”

[벤디고 한인은행 집무실에서의 윤창수 이사장(사진). 초대 지점장으로 벤디고 한인은행과 함께 해 온 윤 이사장은 초창기의 극심한 어려움이 많았지만 안정적 성장을 이룬 현재, 그리고 커뮤니티 은행으로 동포들을 지원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벤디고 한인은행 윤창수 이사장, “믿어준 한인 고객들에게 감사한다

 

“미국 LA에 본부가 있는 ‘Hope Bankcorp. Inc. the holding company of Bank of Hope’는 28년 전 한인 동포들이 작은 금융회사를 설립한 뒤 동포 금융회사들과 합병을 거쳐 지금은 대형 은행으로 성장했다. 지난 2017년 12월 말 현재 ‘호프은행’은 미화 142억 달러의 자산에 당기 순이익은 19억 달러에 달하며, 미 전역에 230개의 지점망을 갖고 현지은행과 경쟁하고 있다.”

스트라스필드를 기반으로 벤디고 한인은행 개설 16년이 되면서 최근 또 다른 한인동포 거주 지역인 이스트우드(Eastwood)를 기반으로 벤디고 커뮤니티 뱅크 설립이 가시화되고 있는 데 대해 윤창수 이사장은 반가움을 표했다.

한인동포가 운영권을 가진 두 곳의 금융기관이 선의의 경쟁을 펼쳐 동포들을 지원하고 또 질 좋은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이다. 게다가 향후 미 LA 기반의 ‘Hope Bankcorp’처럼 ‘Holding Company’나 ‘Parent Company’를 설립, 대형 커뮤니티 은행으로 발전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스트우드를 기반으로 젊은 한인 사업자들이 새로운 커뮤니티 은행을 개설하려는 것은 지난 16년 동안 벤디고 스트라스필드 한인은행의 결실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한인 커뮤니티가 자체 금융기관을 가짐으로써 동포사회를 위해 여러가지 활동을 할 수 있음을, 벤디고 한인은행이 직접 제시했던 것이다. 이 과정에서 가장 많은 노력을 기울인 인사로 현 벤디고 한인은행 이사회 윤창수 이사장을 빼놓을 수 없다. 윤 이사장은 “벤디고 지점이 많은 것이 아니어 불편한 것이 사실임에도 6천여 고객의 성원으로 이제 벤디고 한인은행은 확고한 재정 기반 위에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며 “고객 한 분 한 분, 모두 소중한 분들이며, 이들에게 보답할 때가 됐다. 우리 한인 커뮤니티와 고객의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최대한 지원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벤디고 한인은행이 올해로 개설 16년이다. 고객들에게 인사를 전한다면.

: 영업을 시작한 후 2007년 첫 주주 배당을 하기까지 정말 어렵고 힘든 나날을 보냈다. 개설 당시 이미 우리 동포들은 대형은행과 한국 외환은행 시드니지점 등을 불편 없이 이용하고 있었으며, 또한 우리 벤디고 커뮤니티 은행에 대해 스트라스필드 상공인 회원들이 설립한 개인 신용금고로 인식하는 등 신뢰도 문제로 고객 유치가 어려웠다. 지면을 통하여 다시 한 번 깊은 감사를 드린다. 영업초기 어려운 재정 상황에서도 매년 3만-5만 달러씩 30개 이상 동포단체에 기부와 후원을 해 왔으며, 올해에는 더욱 개선된 이익금으로 동포사회 지원 예산을 7만 달러로 늘렸다.

 

지역 내 불리한 경쟁 상황을 극복한 비결은.

: 메이저 은행 지점들이 자리잡고 있었고, 각 지점마다 한인 직원들이 있어 새로이 고객을 유치하는 어려움이 컸다. 먼저 가까운 친구들을 설득하고 커뮤니티 은행 소개 및 필요성을 심어주었으며, 이들이 다시 주변 사람들을 유치하면서 점차 탄력을 받았다. 한인 동포 모임이 있는 곳을 두루 찾아가 커뮤니티 은행을 이해시키는 일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한 시니어 모임에서는 어르신들과 가라오케를 하며 어울리는 등 고객 유치를 위해서는 뭐든 했다.

 

특별히 기억되는 일이라면.

: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많은 동포들이 찾아왔다. 20, 30년 이상 거래한 은행들이 보증대출을 금하자 사업 운영에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우리 벤디고 한인은행은 서류상 하자가 없으면 5천 달러에서 5만 달러까지 하루 평균 10명 이상에게 크레딧카드 대출이나, 개인대출, 마이너스통장 대출 형태로 연간 약 500여 명에게 금융지원을 했다. 커뮤니티 은행의 가치를 확인시켜 준 좋은 기회였다. 그리고 이런 점에서 벤디고 한인은행에 대한 인식이 또 한 번 크게 바뀐 것 같다. 이런 서비스를 받은 이들을 통해 새로운 고객을 유치할 수 있었다. 그런 반면 일부는 이 같은 지원을 악용한 사례도 있어 안타깝다.

 

수익의 일정 부분을 커뮤니티에 환원하고 있다. 특별히 지원하고 싶은 분야가 있는가.

: 벤디고 은행은 커뮤니티 은행의 순익 80%를 지역사회에 지원하도록 권장하며, 교육-스포츠-문화 부문, 자선 및 장학사업 지원을 추천한다. 벤디고 한인은행 고객 대부분은 중년층 이상이 많은데, 향후 은행의 안정적 성장을 위해서는 젊은 고객들이 많아야 하며, 이에 따라 이민 2세대 계층에 집중하려는 방침이다.

 

이스트우드를 기반으로 또 하나의 벤디고 커뮤니티 은행이 한인동포들에 의해 추진되고 있다.

: 바람직한 일이라고 본다. 사실 개인적으로, 초창기 어려웠던 당시 벤디고 한인은행 설립을 추진했던 분들을 원망한 적도 있다. 하지만 그들의 열정이 없었다면 우리 커뮤니티는 자체 금융기관을 가질 수 없었다. 현 시점에서 볼 때 향후 독립된 한인은행 설립이 하나의 불가능한 꿈으로 생각할 수 있으나, 두 은행을 토대로 다음 세대들로 하여금 독립된 한인은행을 구축케 하는 준비 과정으로 생각할 수 있다.

 

지난 16년을 되돌아본다면.

: 한마디로 축복받은, 행복한 금융인 중 한 사람으로 살아왔다는 생각이다. 45년간 한국 일반은행과 호주은행에서 일하며 한 번도 내 직업을 후회한 적이 없고 늘 최선을 다하려 노력했다. 행운도 따라주었다. 직장에서는 상사와 부하직원을 잘 만나는 것도 아주 중요한데, 지금까지 금융사고 없이 은행 업무를 이어온 것은 이런 좋은 분들과 함께 했기 때문이었다. 함께 일한 이들의 희생과 열정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윤 이사장은 이 부분에서 다시금 초창기의 업무 과정을 언급했다. 고객 유치를 위한 마케팅 활동에서 사비를 충당한 것은 감수한 일이었고, 개점 6개월 만에 설립자본금을 모두 사용하여 직원 급여 지급이 어려웠을 때는 현재 이사로 재직하는 한 분을 설득해 윤 이사장과 같이 10만 달러를 투입해 급한 운영 경비로 사용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안타까웠던 것은 건강 문제로 병석에 있을 당시, 더 이상 운영이 어려워 기업 청산을 고려한다는 말을 들었다며, “당시 참으로 착잡한 심정이었다”고 털어놓았다.

큰 유혹도 있었다. 2007년 손익분기를 넘긴 후 2010년 은행 재정이 안정되던 시기, 시드니의 한 유명 헤드헌터(Head Hunter) 회사에서 연락이 왔다. 호주 메이저 은행 중 두 곳에서 ‘Senior Corporate Banking Manager’를 구하고 있으며, 두 은행이 모두 벤디고 한인은행의 윤 지점장을 지목하고 설득을 요청받았다는 내용이었다. 그의 은행 업무 가운데서 ‘Corporate Banking & International Trade Finance’가 전문 분야이고도 했고 연봉이 벤디고 한인은행의 두 배에 달해 약간은 마음이 흔들리기도 했다. 그런 가운데서 벤디고 한인은행이 어려움을 겪던 시절, 자신을 믿어준 많은 고객들 얼굴이 떠올랐고, 자리를 옮김으로써 그들에게 실망감을 줄 수가 없었다. 이런 점을 들어 정중하게 사양했으나 한 은행은 ‘Corporate Banking Asia Head’로 직책을 바꾸어 집요하게 설득하기도 했다. 윤 이사장은 “현재 벤디고 한인은행의 크게 발전한 것을 생각하면 당시의 결정에 대해 전혀 미련이 없다”고 말했다.

 

하고 싶은 말씀이 많을 것으로 안다. 특별히 언급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먼저, 개설 당시부터 저를 믿고 찾아준 고객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또 초창기, 열약한 환경에서도 열심히 자기 본분을 다해준 직원들, 이사진들에 대한 고마움을 늘 간직하고 있다. 이제 나이를 감안할 때 완전한 퇴직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앞으로 우리 은행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고, 무엇보다 우리 동포사회와 커뮤니티 은행을 위해 봉사하고 희생할 수 있는 이에게 바턴을 넘기는 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기대한다.

 

윤 이사장은 가족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또한 돈독한 믿음을 가진 신앙인으로 “지난 45년여 은행 생활을 돌아보면 저의 능력과 지식으로 불가능한 일을 성취하게 하신 분이 지금도 변함없이 항상 함께하시는 것을 확신하며 모든 영광을 드린다”고 감사해 했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이 기획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취재 지원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취재에 협조하여 주신 스트라스필드 벤디고 한인은행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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