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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서부와 동부- Tale of two Sydneys

[시드니는 ‘살기 좋은 도시’로 세계적 평판을 받고 있지만 인구 유입보다는 유출이 더 많으며, 그 요인으로는 높은 주택 가격과 생활비, 도시 혼잡 등이 꼽힌다. 시드니 서부와 동부에 거주하는 두 중산층 가정이 안고 있는 고민도 이 부분이 가장 크다. 사진은 북부 지역에서 도심으로 들어오는 주요 도로의 정체. 사진 : aap]

“높은 생활비와 주택 가격… 시드니 중산층의 삶은 고되다”

도시 거대화로 혼잡 가중… 주거비용 증가로 타 도시로의 인구 이동 많아

 

매년 호주로 유입되는 해외 이민자들 중 가장 많은 수가 시드니를 첫 정착지로 선호한다. 이로 인해 지난 수십 년 사이 시드니 인구는 크게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 40년간의 자료를 보면, 정작 시드니를 떠나 다른 지역으로 이주한 이들의 수가 다른 주요 도시들보다 크게 높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부분이다.

지난 2월25일(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가 호주 통계청(Australian Bureau of Statistics. ABS) 자료를 입수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과거 45년 사이 호주 각 도시별 인구 유출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빠져나간 도시는 바로 시드니였다.

호주는 매 5년마다 인구조사(Census)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 1971년부터 가장 최근의 센서스인 2016년 사이 인구 흐름을 보면, 시드니에서 호주 전역으로 유출된 인구는 71만6,832명에 달했다. 이는 호주 내에서 가장 높은 수이다.

최근 시드니 모닝 헤럴드는 ABS의 센서스 자료를 분석, 시드니 거주자들(Sydneysiders)이 이 도시를 벗어나고 있으며, 그 배경에는 다른 도시들에 비해 두 배나 높은 주택 가격, 그 만큼 부담되는 생활비, 늘어나는 인구 증가를 해결하지 못하는 교통 혼잡 등 인프라 부족 등을 언급한 바 있다(본지 1282호 보도).

하지만 이런 현상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ABS가 지난 2016년 6월30일을 기준으로 집계한 광역 시드니 인구는 500만 명을 돌파했다. 2000년 400만 명에서 16년 만에 100만 명이 증가한 것이다.

인구 증가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시드니 인구가 300만 명이던 1971년에서 400만 명(2000년)으로 증가되는 데에는 30년이 소요됐다. 이후 이의 절반 수준인 16년 만에 100만 명이 늘어난 것이다. 이 속도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더불어 도시 영역 또한 더욱 확대될 수밖에 없다. 조만간(아마도 올해 안으로) 시드니 인구는 56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이며 광역시드니 우편번호 지역(postcode suburb)도 658개, 도시 영역은 1만2,368스퀘어킬로미터(square kilometre)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거주 적합성’(liveability)을 평가하는 국제적 도시 지수에서 시드니는 매번 상위에 랭크되지만 그림엽서에서 보듯 아름답게만 비춰지는 시드니의 이면에는 ‘최악’의 상황들이 폭넓게 자리하고 있다.

대중교통, 대중교통 시스템, 주택 가격 적합성, 생활비 등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지역별 부동 자산 격차도 심화되고 있다. 시드니 동부와 서부 지역이 대표적이다. 지난 40년간의 센서스 자료를 기반으로 시드니 인구 유출을 분석한 시드니 모닝 헤럴드가 이번에는 시드니 동부와 서부에 거주하는 각 가정의 이야기를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신문이 소개한 각 가정은 자녀가 있으며 보건과 교육 분야에서 일하는 40대 부부였다.

 

서부 헤이우드 가족, 큰 주택

불구하고 높은 생활비 ‘걱정’

 

시드니 서부, 펜리스(Penrith) 인근 어스킨파크(Erskine Park)에 거주하는 헤이우드(Haywood)씨 가족은 5개 침실 주택에 4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이들이 갖고 있는 자동차는 2대, 애완견은 한 마리이다. 헤이우드 가족이 사는 주택은 막힌 거리(a cul-de-sac)의 스포츠 그라운드 옆에 있다.

여름, 이들 가족은 뒷정원에 있는 수영장에서 더위를 식히거나 인근 그라운드에서 크리켓을 즐긴다. 겨울에는 지역 아이들과 함께 하는 럭비 경기가 가장 큰 여가 활동이다. 이들의 집이 있는 거리 끝, 넓은 공원에는 무성한 검트리(gumtree) 숲이 있지만 대개는 메말라 있다.

럭비 리그 및 크리켓 팀을 지도하는 카메론 헤이우드(Cameron Haywood)씨는 넓은 정원에 잔디 대신 즙이 많은 식물을 심고 있다. 지난 여름, 인근 펜리스의 최고 기온이 47.3도까지 오른 적이 있다. 시드니 서부 쪽으로 갈수록 기온이 높은 편이다. 시드니 도심으로 출퇴근을 위해 그는 펜리스에서 기차를 이용하는데, 이곳까지 가려면 자동차의 에어컨은 필수이다.

헤이우드 가족이 거주하는 공간은 넓고 주택도 큰 편이다. 하지만 가장인 카메론씨는 지난해 크리스마스 전, 남부 호주(South Australia) 주로 이주하기로 결정을 했었다. 현재 거주하는 곳보다 생활비가 크게 저렴해 아이들에게 보다 경제적으로 지원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서 였다.

카메론씨 외 가족과 친구들은 시드니를 떠나는 것에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그 동안 살아온 시드니를 떠나는 것이 너무 위험한 결정이라는 이유에서였다. 헤이우드씨의 결심은 결국 막판에 바뀌었다. 시드니 도심까지 출퇴근 하는 긴 시간을 허비하지 않아도 되었기 때문이다. 그는 출퇴근 시간만 하루 3시간이 소요됐었다. 그런데 남부 호주로 떠날 결심을 한 뒤 곧이어 집에서 멀지 않은 가까운 펜리스의 네피안 병원(Nepean Hospital)에 새 일자리를 구한 것이다.

이전에 교도소 경비원으로 일했던 카메론씨는 현재 럭비 리그와 크리켓 팀 코치로 활동하며 야간에는 대학을 다녀 행정학 석사 학위도 받았다.

시드니를 떠나지 않고도 그는 보다 나은 삶은 물론 가족들과도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또 그가 네피안 병원에서 일하는 추가 수입으로 가족들이 해외여행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카메론씨의 아내로 가톨릭 재단의 초등학교에서 일하는 크리스티(Kristy Haywood)씨는 높은 생활비로 인해 시드니를 떠나지 않아도 되어 행복하다는 입장이다. 남편인 카메론씨는 시드니의 높은 거주 비용에 여전히 큰 불만을 갖고 있지만. 그는 지금도 어스킨파크 소재 주택을 임대로 내놓고 시드니를 떠나고자 하는 마음을 완전히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다.

반면 “아이들도 이곳을 떠나는 것에 반대하고 있다”는 크리스티씨는 “지난 16년간 여기에 살면서 이웃과 맺어온 깊은 관계를 청산할 수 없었다”며 “그것은 금액으로 환산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녀는 이 같은 한 마디를 덧붙였다. “사랑하는 마음에서 행복은 싹튼다”(Happiness lives in hearts that love)라고. 높은 비용이 소요되지만 이 도시를 사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랜드윅의 전문직 부부,

‘내집 마련’ 꿈도 못꿔

 

헤이우드 가족이 거주하는 어스킨파크에서 동쪽으로 60킬로미터 거리, 랜드윅의 루이(Ruy)씨 가족은 3명의 자녀가 한 개의 침실을 공유하는, 2개 침실의 아르데코(Art Deco)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다. 1926년에 지어진 이 아파트는 루이 가족이 임대해 거주하는 곳이다.

아파트 뒤쪽, 정원수와 트램펄린(trampoline)이 있는 정원은 다른 두 임차인 가족과 공유한다. 루이 가족이 거주하는 이곳은 시드니에서 거주인구 밀도가 가장 높은 지역(suburb) 중 하나이다.

데이브(Dave)와 클레어 루이(Claire Ruy) 부부는 태어나 자란 시드니 북서부에서 동부 지역으로 이주했다. 대학 및 교회에서 함께했던 친구들과 가까이 거주하고자 한 선택이었다. 또한 도심과 가까운 편리함도 이들의 선택이 적지 않게 기여했다. 인근 여자 하이스쿨에서 교사로 일하는 데이브씨는 매일 걸어서 출퇴근하고 있다. 물리치료사인 아내 클레어씨 또한 집 근처의 병원에 걸어서 다닌다. 12살인 큰딸 아델(Adelle)만이 시드니 남부에 있는 셀렉티브 스쿨까지 대중교통으로 통학하고 있다.

2개 침실의 좁은 아파트는 이들 가족으로 꽉 차는 느낌이다. 하지만 그것이 보다 단단한 가족간 결속력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 아이들의 방은 3개 층으로 된 침대와 책상이 대부분 공간을 차지한다. “아직 (내집 마련은) 안 되었지만…”이라는 데이브씨는 “이곳이 영원히 우리 가족의 주거지가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내인 클레어씨는 “만약 5개 침실을 가진 집에서 산다면 나는 ‘지금 아이들이 어디에 있고 무엇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헤이우드씨 가족처럼 데이브 루이씨 가족 또한 함께 하는 시간 대부분은 야외에서 보낸다. 아파트 뒷문 쪽 창고에는 해변으로 갈 때 챙기는 부기보드(boogie board)와 해변용 슬리퍼(thongs), 스쿠터가 놓여 있다. 각 가족 구성원 각자가 해야 할 일들은 냉장고에 붙어 있고 거실 한쪽의 화이트보드에는 온가족이 평일 활동 목록이 적혀 있다.

바다가 가까이 있어 이 아파트에는 에어컨이 크게 필요하지 않다. 해안 반대쪽은 무성한 숲이 펼쳐져 있다.

데이브씨 가족은 웨건 승용차 한 대를 소유한다. 평소 도보로 출퇴근하기에 이 승용차는 자주 사용되지 않는다. 아파트에 주차 공간이 없기에 이들의 자동차는 아파트에서 조금 먼 거리에 주차되는 일이 많다. 인구밀도가 높고 도로가 복잡해 승용차 이용보다는 걸어다니는 게 더 편하다.

데이브와 클레어 루이씨 부부는 대학에서 2개 이상 분야를 전공했고 박사학위도 갖고 있다. 교사와 물리치료사로 비교적 높은 수입이지만 이 지역(시드니 동부)에서 ‘내집’을 갖는 것은 요원하기만 하다. 심지어 작은 아파트조차 구입하는 게 어려운 실정이다. 클레어씨는 “(주택 구입은)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있다”고 허탈해 한다.

 

어느 지역 거주하든 비슷한

문제와 스트레스 떠안아

 

시드니 지역 최고의 공공병원이 가까이 있는 루이씨 부부는 개인보험을 갖고 있지 않다. 반면 헤이우드씨 부부는 온 가족에게 적용되는 개인보험에 가입했다. 카메론 헤이우드씨는 2주에 160달러를 개인보험료로 지불하고 있다.

시드니 동부나 서부에 거주하는 중산층 가족의 시각에서, 시드니는 분명한 ‘문제’가 있다. 지역별 라이프스타일이 크게 다르다는 이미지를 주는 두 지역(region)에 제각각 거주하고 있지만 광역시드니라는 대도시 안에서 유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같은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이다.

전문 직업을 가진 부모들조차 이 도시에서는 ‘내집’을 마련한 여유를 갖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은 가장 큰 문제일 것이다. ‘최고의 도시’에 거주하는 이들이 현재, 시드니는 ‘최악의 시간’인 셈이다.

 

■ 연도별 시드니 인구 유입 및 유출

(연도 : 시드니 유입 인구 / 유출 인구. 단위 명)

-1971-76년 : 147,180 / 213,667

-1976- 81년 : 166,068 / 224,086

-1981-86년 : 175,438 / 236,614

-1986-91년 : 155,968 / 294,707

-1991-96년 : 169,018 . 233,445

-1996 2001년 : 175,735 / 233,686

-2001-06년 : 134,915 / 246,268

-2006-11년 : 127,176 / 208,261

-2011-16년 : 145,293 / 222,889

Source: Census figures 1976-2016 comparing current address to five years prior

 

■ 동부-서부 특정 지역(suburb) 거주민의 출퇴근 교통 수단

(도보 / 직접 자동차 운전 / 기차 / 버스 / 재택근무)

-Potts Point : 15.9 / 10.1 / 13.9 / 3.4 / 2.7

-Bondi Junction : 5 / 14.8 / 16.2 / 3.9 / 3.1

-Double Bay : 4.6 / 19.3 / 11.1 / 2.9 / 4.3

-Bondi Beach : 3.3 / 22.1 / 3 / 5.3 / 3.3

-Penrith : 1.1 / 32.3 / 3.2 / 0.4 / 1.3

-Blacktown : 0.5 / 28.9 / 4.8 / 1.2 / 0.9

-Mt Druitt : 0.5 / 23.2 / 2.8 / 0.5 / 0.6

Source: Census 2016 data extracted from TableBuilder by postcode

▶관련 기사(수치로 보는 시드니 서부와 동부의 격차)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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