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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매거진It’s hot, and then cold, and then rainy, and then hot again…(2)

It’s hot, and then cold, and then rainy, and then hot again…(2)

[추위를 피해 호주를 찾은 북반구 국가의 여행자들은 여름 시즌 이곳의 어떤 모습에 의아해 할까. 여행자 입장에서 조금만 시선을 돌린다면 여행 안내서가 제공하는 여행지로써의 장점 외에 색다른 부분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 또한 호주 여행에서의 이색적인 경험이 될 수도 있을 터이지만. 사진은 호주인들의 ‘국민 신발’이라 할 수 있는 슬리퍼(thongs).]

호주의 여름, 해외여행자들이 놀라움을 주는 것은

 

텔레비전에서는 온 종일 스포츠, 특히 크리켓 경기가 하루 종일 방영된다. 해설자는 알아듣기 힘든, 그렇다고 경기에 대해 특별한 것도 없는 말들을 끊임없이 웅얼거린다. 펍(pub)이나 호텔 등 공공장소의 스크린에서 방영되는 이 경기를, 그러나 집중해 보는 이들은 거의 없다. 너무 깊이 생각할 것도 없이 리모콘을 잡고 채널을 바꾸어버리고 싶을 정도이다.

호주 출신으로 영어권에서는 꽤 유명한 여행작가 벤 그라운드워터(Ben Groundwater)씨가 간단하게 묘사한 여름, 호주 휴일의 한 풍경은 마치 이상(본명 김해경)의 산문 ‘권태’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사실 여름날의 일요일, 특별한 액티비티 없이 숙소나 인근 공공장소에서 휴식을 갖고자 하는 여행자라면, ‘여행지가 이토록 끔찍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그라운드워터씨는 “이것이 호주의 여름”(Yes, this is summer in Australia)이라고, 해외 여행자들에게 서슴없이 말한다. 뿐 아니다. 그가 호주의 여름에 대해, 그가 말해주는 ‘충격’과도 같은 것들은 여러 가지가 있다.

북반구 국가에서 호주를 여행하는 이들, 특히 12월이나 1월의 추위를 피해 호주에서 따뜻한(?) 시간을 보내려 했던 이들이라면, 그가 ‘13 things that shock foreign visitors’라는 글에서 언급한 내용들은 그야말로 더욱 실감나게 다가올 듯하다.

지난 호(1279호, 2월9일 자)에 이어 이를 소개한다.

We really like wearing thongs

‘thong’은 가죽 끈(묶음용 또는 채찍용), 끈 팬티(속옷 뒤쪽이 가느다란 끈으로 되어 있는)라는 뜻이며 또한 ‘끈’으로 지탱하는 슬리퍼를 의미하기도 한다. 한국의 젊은이들도 여름날에 많이 이용하는 속칭 ‘쪼리’라는 것이 바로 이 텅(thongs)이다.

실질적으로 이 슬리퍼를 의미하는 영어는 ‘flip-flops’가 더 직접적이며 호주 영어에서는 ‘jandals’라는 말이 사용되기도 하지만, 어쨌거나 엄지와 둘째 발가락을 평평한 신발 뒤쪽으로 연결된 끈에 끼워 신는 이 슬리퍼는 호주인들에게 가장 대중적인 여름 슬리퍼이다.

해변에 가거나 공원의 바비큐, 크리켓 경기장은 물론 펍(pub)이나 저녁을 먹으로 나갈 때도 ‘텅’을 ‘끌고’ 나간다. 그야말로 호주의 ‘국민 신발’로 사랑받는다 해도 결코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이 나라 사람들의 ‘텅’ 사랑은 호주 최대 국경일인 건국 기념일(Australia Day)를 경축하는 수백여 이벤트 중에 ‘Havaianas Thong Challenge’(‘텅’ 모양의 고무 보트를 타고 바다 위에서 펼치는 일종의 요트 경주)라는 행사가 열리는 데에서도 짐작할 수 있다. ‘Australia Day’ 이벤트는 ‘호주’라는 국가의 시작을 축하하면서 호주 국민으로서의 자부심, 결속을 다지는 행사들이 이어지는데, 그만큼 ‘텅’이 국민적 사랑(?)을 받는 footwear라는 것 때문이기도 하다.

평평한 밑창에 달린 끈 사이에 발가락을 끼워 신는 이 슬리퍼는 그야말로 호주의 ‘국민 슬리퍼’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thongs’로 불리는 이 슬리퍼 사랑은 호주 최대 경축일인 ‘Australia Day’ 축하 이벤트로 ‘Havaianas Thong Challenge’가 펼쳐지는 것에서도 짐작할 수 있다.

Everyone is on holiday

대부분의 국가와 마찬가지로 호주 또한 연말의 공휴일은 크리스마스와 영어권 국가의 박싱데이(Boxing Day. 12월26일), 신년 1월1일이다. 그럼에도 연말이면 문 닫은 가게들이 수두룩하다. 이 시기, 호주를 여행 중인 외국인들은 이처럼 문 닫은 상점들에 의아해 하기도 한다.

사실 호주의 노동자들에게는 연 4주의 유급 휴가가 있다. 이 휴가를 사용하는 시기는 회사 업무에 따라 달라지기는 하지만 많은 이들이 연말 연초를 기해 긴 휴가를 즐긴다. 근로자들뿐 아니라 특히 스몰 비즈니스의 경우 길게는 한 달간 문을 닫는 곳도 많다. 이 시기가 연중 유일한 휴가인 셈이다. 실제로 휴가 시즌이면 주요 도로의 교통량도 현격하게 줄어든다. 연중 내내 해외여행자들이 붐비는 시드니 도심 지역은 예외지만, 연말과 연초 기간 휴양지마다 사람들로 붐비는 풍경이 해외여행자들에게는 ‘호주는 지금 휴가 중’이라는 오해를 줄 수 있음도 부인할 수 없다.

호주인들이 가장 많이 휴가를 즐기는 시기는 연말과 연초이다. 근로자들에게는 4주간의 유급 휴가가 보장되고 대부분 이 시기 휴가를 즐기다보니 개인 사업을 하는 이들도 이에 맞춰 휴가지로 떠나고, 그래서 이 시즌이면 주요 도로의 차량 운행도 눈에 확 뜨일 만큼 줄어든다.

You can’t have a fire

호주는 수많은 국립공원을 자랑한다. 그리고 이런 국립공원에는 하이킹, 트레킹, 자전거 도로, 강을 끼고 있는 경우에는 요트나 카약, 캠핑이 가능한 곳도 있다. 공원마다 각 야생에 대해 상세한 안내가 잘되어 있는 것도 특징 중 하나이다. 그리고 빠지지 않는 것이 바비큐 설비이다. 각 가정집 정원 또는 공원 등에서의 바비큐(BBQ)는 호주인들의 가장 보편적인 엔터테인먼트 중 하나이다. 어느 공원(park)을 가든 바비큐가 가능한 설비가 마련되어 있고 심지어 오두막처럼 지붕 아래 식탁이 여러 개씩 설치되어 있기도 하다. 이처럼 빼어난 공원 인프라에도 불구하고 당국이 금지하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캠프파이어(camp fire)이다. 이는 매 여름 시즌, 엄청난 자연 피해를 가져오는 산불 때문이다. 심지어 여름 시즌을 포함해 일정 기간에는 사용을 금하는 바비큐 설비도 많다. 경치 좋고 캄캄한 밤하늘의 수많은 별빛 아래서 캠프를 하며 모닥불을 피울 수 없다는 것, 심지어 바비큐를 위한 불피우기조차 안 된다는 것은 아쉬운 일이다.

매 여름이 다가오면 호주의 소방 당국, 기상청은 산불 위험을 감지하고 대비하는 데 주력한다. 대개 자연발생적인 산불은 엄청난 삼림과 동식물, 인명 및 재산 피해를 남기기도 한다. 때문에 호주 국립공원 등의 캠핑 장소에서는 불 피우는 것을 엄격히 제한하기도 한다.

Prices go up (even more)

앞서 언급했듯 연말 연초 기간의 휴가 시즌, 호주 휴양지의 모든 물가는 한순간 폭등한다. 그것도 엄청 많이(even more). 특정 기간 제반 비용이 높아지는 ‘성수기’가 있다는 것은 호주를 처음 방문하는 이들에게 어느 정도 부담이 될 수도 있을 듯하다. 게다가 다른 나라에 비해 여행 경비가 많이 소요되는 국가인 점을 감안하면, 저렴한 여행 예산을 활용하는 배낭 여행자들이 받는 충격은 한층 클 듯하다.

연말과 연초를 기해 많은 이들이 휴가를 즐기다 보니 모든 휴양지 물가는 한순간 폭등한다. 서비스 업계가 이 최대 성수기를 결코 넘기지 않는 것이다. 사진은 전 세계 10대 호텔 중 하나에 들어 있는 Southern Ocean Lodge Australia Hotel.

People become obsessed with cricket

크리켓(cricket)은 영 연방 국가들에서 잘 알려진 스포츠이다. 야구와 유사한 스포츠이지만 경기 규정은 전혀 다르다. 호주의 여름은 크리킷 시즌이다(겨울은 호주 럭비 시즌). 이 기간에 주요 경기들이 계속 이어지며 TV 프로그램에서는 하루 종일 크리킷 경기를 중계하기도 한다. 앞서도 언급했듯, 경기를 해설하는 사람들도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듯 시청자에게 전한다. 게임은 하루 종일 이어지는가 하면 5일간 계속되기도 한다. 물론 식사를 하는 시간은 따로 있다. 클럽간 또는 국가간 경기가 아니더라도 주말 각 지역의 공원에는 흰색 유니폼을 입은 아마추어 동호인들이 모여 클럽별 경기를 치르기도 한다. 크리킷에 익숙하지 않은 영 연방 국가 사람들을 제외한다면 정말로 지루하기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참고로 크리켓 최대 국제 경기는 영국, 호주, 뉴질랜드, 스코틀랜다, 남아공, 인도, 파키스탄 등 주요 영 연방 국가들이 참가하는 국제대회, 그리고 호주와 영국 두 나라가 며칠간 계속 펼치는 ‘The Ashes’가 있다. 호주-영국간 연례 크리켓 경기는 ‘Test cricket’ 시리즈로 펼쳐지던 국가 대항전이자 자존심이 걸린 시합으로 호주인들이 가장 큰 관심을 보이는 경기이다. 호주는 영국에 상당한 라이벌 의식을 갖고 있는데, 이는 크리켓 경기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1882년 호주 크리켓 팀이 영국을 물리쳤을 때 호주인들의 열광은 대단했다. 당시 영국의 한 매체는 농담 삼아 “영국 크리켓은 죽었으므로 이를 태운 뒤 남은 재(ash)를 호주에 보내야 한다”고 썼다. 이후부터 두 나라간 크리켓 시합을 ‘The Ashes’로 칭하며, 이 경기는 거의 모든 호주인이 관심을 갖는 경기가 됐다.

한편 호주 크리켓 선수 가운데 ‘국민 영웅’으로 불리는 이는 돈 브래드먼 경(Sir Donald George Bradman. 1908년 8월27일-2001년 2월25일)이다. 그는 호주가 치른 ‘Test Cricket’ 사상 최고 타율인 평균 99.94의 기록을 갖고 있으며 이는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다.

영 연방에서 인기 높은 크리켓은 사실 전 세계인의 대중적 스포츠라고 하기에는 저변 인구가 적은 편이다. 호주의 크리켓 시즌인 여름, 어디를 가나 크리켓 경기가 펼쳐지고 공중파 TV에서도 하루 종일 이 경기가 중계되는 모습이, 해외여행자들에게는 낯선 풍경으로 다가오는 게 사실이다.

Not everyone has air-con

호주는 지구상에서 가장 건조한 날씨를 보이는 곳이다. 때문에 기온이 크게 올라가도 그늘에 있으면 충분히 견딜 수 있다. 최근에는 기후변화 영향으로 열풍이 자주 오기는 하지만, 그런 날 오후 또는 저녁에는 한 차례 소나기가 쏟아지거나 갑자기 차가운 바람이 한낮의 열기를 씻어주곤 한다.

호주의 오래된 주택을 보면 벽면의 모서리에 통풍구가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 하나 만으로도 여름철 실내 기온을 상당히 낮추는 효과가 있다. 또 대개는 천정에 팬 설비가 되어 있어 여름을 견디곤 한다. 이런 탓에 에어컨을 갖고 있지 않은 이들이 많다.

호주의 뜨거운 여름 기온을 처음 경험한 이들은 에어컨의 시원한 바람이 그립기만 할 터인데, 그와 달리 많은 가정이 천정의 팬 하나로 여름을 견디는 모습에 놀랄 수도 있다. 그러나 정작 이곳 사람들은 집안의 대형 냉장고에 가득 재워 놓은 맥주와 뒷 정원의 작은 수영장, 수영장 옆의 나무 그늘을 실내의 에어컨보다 더 좋아하는 것이 사실이다.

호주의 많은 가정에 설치된 천장 팬은 호주의 여름을 나는 데 아주 유용하다. 기온 변화로 더운 날씨가 많아진 최근에는 에어컨을 구비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도 가정의 천장 팬에 의지해 여름을 보내는 이들이 많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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