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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호의 호주법 칼럼- RULE OF LA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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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호주

 

한국은 무서운 나라다. Samsung과 ‘하윤다이’의 국가로 알려진 한국의 정치판만 본다면 한국이란 국가는 호주인들이 이해할 수 없는 무서운 국가다. 대통령 선거를 치르고 정권이 바뀐 후 검찰에 소환, 조사, 투옥으로 이어지는 전직 고위 공직자들의 행렬을 보면서 ‘동물농장’을 회상할 것이다. 모두 사약을 받아 마땅할 죄인들일 지언정 민주주의 국가에서 보기 드문 사회현상이다. Julia Gillard 노동당에서 Tony Abbott 자유당으로 정권이 바뀌던 2014 호주 총선 후 감옥행 관료나 정치가는 단 한 명도 없었다. 귀 간지러움 병에 시달리며 살아가는 분단의 상징 트럼프마저도 대통령 당선 이후 실형을 선고받은 오바마 정권 관료는 없을 것이다. 오히려 자기 보좌관들이 조사 대상으로 지목받고 있는 실정이다.

1990년대 초 미국 대학에서 2년간 함께 지냈던 이 박사를 20년 만에 서울에서 만났다. 워낙 인상이 좋은 사람이라 이제는 50대 중반이건만 20년 전 새신랑 모습을 그대고 간직하고 있기에 강남 호텔 로비에서 첫눈에 알아보기 어렵지 않았다. 1990년대 미국의 한국 유학생 대다수가 한국으로 돌아갈 때 그는 가족과 미국에 남아 연구생활을 선택한 사람이었다. 미국 소감을 물어보니 주저 없이 “미국놈들 모두 쌍놈들이지!”라고 내뱉는 것이었다. 이유는 말하지 않아서 모르겠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중 물러가라 시위한 사람들도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무차별적 총질 사건들을 제외하면 미국이란 쌍스러운 나라일 뿐 무서운 국가는 아닐까?

호주는 무서운 나라다. 한국 사람들이 이해할 수 없이 무서운 국가다. 금년 6월 말콤 턴불 총리 내각의 3명 연방장관들이 빅토리아 주 대법원 판결을 정치적 판결이라 비판했다가 법정모독죄로(Contempt of Court) 구금당할 위기을 맞은 적이 있었다. 국민이 선출한 국회의원이자 연방 장관들이 창피를 무릅쓰고 얼굴 없는 법원에 공개 사과함으로써 개인의 체면을 잃지 않았을 뿐더러 법치국가의 품위를 유지한 것이다. 신문기사가 인용한 단어들도 Abject Apology, Apologised Unreservedly, Unconditional Apology to the Court 등등으로 일반적 Sorry 수준을 넘어선 용어들을 사용하면서 잘못을 인정한 것이다.

“We have realised we should have offered an unconditional apology to the court.”

“We offer that apology now and unreservedly withdraw all comments.”

“It’s clear just how inaccurate our understanding was.”

현직 장관들을 (부정부패가 아닌, 현 정권 비판이 아닌, 대통령 비판이 아닌) 법원 판결 비판으로 구금할 수 있는 국가가 호주다.

한국에서는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전 국방장관을 체포, 구속, 석방 결정에 담당 판사를 향한 저속한 말들이 오가고 있다. 현직 국회의원이 “적폐 판사들을 향해 국민과 떼창으로 욕하고 싶다”라고 했다 한다. 무슨 말인지 이해도 못하겠으나 이유 불문하고 법원의 판결을 비판하는 것은 법치국가 사회의 틀을 흔드는 것이다. 발밑에 땅이 흔들거린다면 포항 지진으로 건물이 붕괴되듯 사회의 기준이 없어지는 것이고 국민들이 설 자리가 없어지는 것이다. 쌍스러운 행동이다.

 

면책공고Disclaimer

위의 내용은 일반적인 내용이므로 위와 관련된 구체적 법적문제는 변호사의 자문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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