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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칼럼강해연의 이유 있는 카타르시스 밀어들(83)

강해연의 이유 있는 카타르시스 밀어들(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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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계의 대안 소극장 운동’, 그 힘든 일을 해내려 합니다(1)

 

연극이나 공연 일을 오래 하다 보니,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 있다. ‘무엇이 가장 힘드냐’는 것이다. 여러 가지 너무나 많다. 배우가 없을 때도 있고, 연출부가 없을 때도 있고 시나리오가 없을 때도 있다. 부족하고 없는 거 투성인 채로 시작할 때도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필요한 것은 사실, 제작하는 데 필요한 금액을 대주는 후원금, 투자금이다. 그리고 그보다 더 절실한 것은 연습과 공연을 병행할 수 있는 극장 보유다.

 

예전에 <구운몽> 연극을 올릴 때 채스우드(Chatswood)에 있는 한 극장에서 있었던 일이다. 극장 측 매니저가 한인들을 꽤 알고 있었다. 그래서 바비큐, 김치, K-Pop 등의 단어를 거침없이 말했다. 극장에서는 이미 일요일마다 극장을 사용하는 한인들이 있다면서 사용하기에 좋은 시설이라고 자랑했다. 우리는 일요일이 아닌 목요일부터 사용을 원하고, 수요일에는 무대장치와 리허설을 해야 한다고 하니 매니저가 놀라서 물었다. 무대장치를 왜 하냐는 거다. 다른 교회에서는 무대장치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교회라니? 우리는 연극을 올릴 목적으로 극장을 대여한다고 전했다. 매니저는 한국 교회의 모임인 줄 알았다면서 “한인들이 연극을 하느냐?”, “그 어려운 예술을 하느냐?”고 재차 물었다.

 

현재 한국에서는, 대학로에 있는 소극장만 120개를 훌쩍 넘었다고 한다. 이는 한국의 경제가 위기, 게다가 매년 최악의 경제 관련 수치로 우려가 고조될 때 소극장은 늘어나기만 했다는 것이다. 불경기임에도 불구하고 소극장은 왜 늘어났을까. 왜냐면 예술가나 기획자가 만든 것이 아닌, 제작자가 직접 투자를 해서 만든 소규모의 극장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순수 연극 작품을 올리기보다는, 공연 수입을 위한 뮤지컬이나(주로 번안 작품), 인기 많은 스타가 등장하는 대중작품이었기에 닫혀있던 지갑을 열 게 할 수 있었다 한다. 물론 이런 대중적 작품들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어떠한 상상력을 발휘해서 순수한 ‘창작 작품’의 자리매김을 보여주는 것도 자기 정체성을 드러낼 수 있는 문화예술의 힘이라 생각한다. 예전에 하위문화였던 히피, 펑크, 레게, 힙합 등이 당당하게 지금의 자리를 확고하게 매김한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생각했다. 관객으로부터 외면 받는 문화예술계의 대안 중 하나로 소극장 운동이 일어나야 한다는 걸. 한마디로 소극장이란, 작은 규모의 극장을 말한다. 사전적으로 대규모의 극장은 대극장이고, 대극장에 비해 작은 규모의 극장은 소극장이다. 소극장은 대체로 100석 내외의 객석을 보유한 극장을 일컫는다. 하지만 단지 규모가 작은 극장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대극장이 상업극 위주로 공연을 해온 데 비해 소극장은 새로운 실험을 위한 창작 공간의 역할을 해왔기에, 문화 운동을 담아내기 위한 장소로서의 나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우리도 당당히 호주인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연극’이라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고.

 

문화란 무엇인가. 한 사회가 요구하는 것이 있다. 요구의 갈증을 해결하기 위해 사람들이 모인다. 이 모임들은 집단적이고 지속적이며 계획적으로 움직인다. 이 움직임이 문화 운동이다. 또한, 이 문화 운동은 ‘기존문화에 맞서는 싸움’을 일컫는다. 새로운 문화를 창출하고자 기존 문화가 지니고 있는 문제들을 지적하고 비판한다.

소극장 운동은 1887년 프랑스의 앙드레 앙투완(Andre Antoine)에 의해 처음 시작되었다. 반 상업, 반 기성적 연극을 추구하는 집단의 예술운동을 일컫는다.

소극장은 단순히 공연만을 올리기 위해 지어진 공간이 아니다. 실험과 교육, 훈련의 장이다. 한편으론, 공동 창작을 통해 기존의 문화예술이 가진 고정된 사고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문화예술이 탄생되는 장소이다.

 

 

강해연 / 이유 프로덕션 & 이유 극단(EU Production & EU Theatre) 연출 감독으로 그동안 ‘3S’, ‘아줌마 시대’, ‘구운몽’, ‘구운몽 2’ 등의 연극과 ‘리허설 10 분 전’, ‘추억을 찍다’ 등의 뮤지컬, ‘Sydney Korean Festival’, ‘K-Pop Love Concert’ 외 다수의 공연을 기획,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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