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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최악의 연쇄살인마 아이반 밀랏, 일요일(27일) 암으로 사망

[호주 최악의 연쇄살인마로 낙인찍힌 아이반 밀랏(Ivan Milat)이 지난 일요일(27일) 아침 4시7분, 사망했다. 그는 지난 1990년대 초 NSW 주 벨랑글로 주 삼림보호구역(Belanglo State Forest)에서 발견된 7구의 사체와 관련, 이들을 살해한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이었다. 사진은 위암 치료를 위해 교도소 내 병실로 들어서는 밀랏(휠체어에 앉은 인물). 사진 : 7 News 화면 캡쳐 ]

시드니 동부 롱베이 교도소 병실에서… 지난 5월 식도-위암 판정 받아
NSW 교정부 로버츠 장관, “끝내 뉘우치지 않은 인물, 지옥에서 썩어갈 것”

시드니와 캔버라 사이, 서던 하일랜드 지역(Southern Highlands region)의 NSW 주 삼림보호구역(Belanglo State Forest)은 약 3천800헥타르 넓이에 소나무가 울창하며 ‘Belanglo State Forest roads and tracks’이 있어 4륜구동 차량 여행자들에게도 인기 있는 여행지 가운데 하나이다.
벨랑글로 숲은 시드니는 물론 캔버라 사람들에게도 인기가 있는 여행 코스이면서 또한 중년층 호주인들에게는 끔찍한 사건으로 기억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호주 역사상 최악의 연쇄살인마로 낙인찍힌 아이반 밀랏(Ivan Milat)의 범행 피해자들이 바로 이곳에서 싸늘한 시체들로 발견됐고, 이로 인해 벨랑글로 삼림지대는 호주의 무서운 도로 중 하나로 인식됐던 것이다(본지 2017년 7월21일 자 참조).
벨랑글로 삼림지대가 끔찍한 사건의 중요한 장소로 호주 미디어를 장식한 것은 1993년이었다. 이곳에서 오리엔티어링을 하던 이들이 사람의 사체 흔적을 발견했고, 대대적인 조사를 시작한 경찰이 이 일대에서 7구의 사체를 더 발견하면서 이 사건은 호주 최악의 연쇄살인 사건으로 등장했다.
조사 결과 이 사체들은 당시 실종된 것으로 알려진 배낭여행자(backpacker)들로, 킹스크로스(Kings Cross)에서 머물다 이후 종적이 사라진 이들이었다.
본격적인 수사에 나선 경찰은 이들의 살해 용의자로 건설현장 노동자인 아이반 밀랏(Ivan Milat)을 체포했으며, 밀랏으로부터 살인에 대한 자백을 받아냈다. 7명의 여행자를 살해한 뒤 벨랑글로 삼림지대 안의 인적이 뜸한 곳에 사체를 유기한 밀랏은 호주 최악의 연쇄살인마라는 악명을 안은 채 종신형에 처해져 가장 최근에는 마로브라(Maroubra)와 라 페르즈(La Perouse) 사이의 롱베이 교도소(Long Bay Correctional Centre)에 수감된 상태였다.

밀랏에게 살해됐거나 살해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피해자들. 사진 : 7 News 화면 캡쳐

그가 지난 일요일(27일) 아침, 74세로 사망했다고 호주 언론들이 NSW 주 교정당국의 발표를 인용, 일제히 보도했다. 밀랏은 지난 5월, 식도암 및 위암 판정을 받았으며 NSW 주 중범죄자 수감 시설인 골번의 ‘슈퍼맥스 교도소’(Goulburn Supermax jail)에서 롱베이로 이송돼 이곳의 독방에 수감돼 있었다.
이날 NSW 교정당국은 성명을 통해 밀랏이 이날 새벽 4시7분 사망했다고 발표하면서 그의 사체는 검시관에게 인계돼 사망 원인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NSW 주 교정서비스부 앤서니 로버츠(Anthony Roberts) 장관은 희대의 살인마 사망 소식을 언급하며 “그는 자신의 살인 행위를 후회하지 않았던 인물로 이제 지옥에서 썩어가게 됐다”고 말했다.
벨랑글로 숲에서 발견된 밀랏의 피해자들은 시드니 남쪽으로 히치하이킹을 하던 배낭 여행자들이었으며 1989년에서 1992년 사이, 리버풀(Liverpool) 인근 흄 하이웨이(Hume Highway) 상에서 종적이 사라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5월, 밀랏은 식도암 및 위암 판정을 받았으며 NSW 주 중범죄자 수감 시설인 골번의 ‘슈퍼맥스 교도소’(Goulburn Supermax jail)에서 롱베이로 이송돼 이곳의 독방에 수감됐다. 사진은 당시 이감 소식을 전하는 Nine Network 뉴스 화면.

피해자들은 모두 10대 후반, 20대 초반의 젊은이들로 경찰이 파악한 이들의 신원은 빅토리아(Victoria) 주에서 온 데보라 에버리스트(Deborah Everist. 19)와 제임스 깁슨(James Gibson. 19), 독일 여행자인 사이먼 슈미들(Simone Schmidl. 21), 아냐 하브시드(Anja Habschied. 20)와 가버 뉴겐바우어(Gabor Neugebauer. 21) 커플, 영국 여행자인 캐럴라인 클라크(Caroline Clarke. 21), 조안 월터스(Joanne Walters. 22)였다.
밀랏을 희대의 살인마로 부르게 된 데에는 그가 저지른 잔인한 살해 방법도 기인했다. 두 명의 피해자는 머리에 여러 발의 총격을 입은 것으로 조사됐으며 한 명은 참수된 상태였다. 세 명의 피해자는 칼로 잔혹하게 찔렸으며 두 명은 척추가 끊어진 상태였다.
당시 법원 문서를 보면 피해자 중 한 명을 제외하고 모두 사망 전후 성적 행위를 당했다고 명시되어 있다. 밀랏은 1996년 최종적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끝까지 살인을 인정하지는 않았다.
밀랏(Ivan Robert Marko Milat)은 1944년 12월27일 시드니 서부 길포드(Guildford)에서 태어났으며 부친(Steven)은 크로아티아 출신 이민자, 모친(Margaret)은 호주 태생이었다.
그는 14명의 형제 중 다섯 째였으며, 빈곤한 가정에서 부친의 극심한 폭력 행위를 경험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소년 시절, 그는 총기를 좋아했고 사고뭉치로 경찰의 주목을 받아 왔다.
17세 때 밀랏은 강도 사건 용의자로 검거돼 6개월의 실형을 받아 청소년 구류센터에 수감됐으며 출소 후에도 지속적으로 강도 및 절도 행각을 벌여 왔다.

벨랑글로 숲에서 사체들이 발견된 이후 호주 신문들이 다룬 뉴스들.

그가 중범죄를 저지른 것은 1971년이었다. 당시 18세의 여성 히치하이커 2명을 칼로 위협, 납치한 뒤 이들 중 한 명을 성폭행한 사건으로 기소됐다. 하지만 그의 변호사(John Marsden)는 피해 여성이 레즈비언이라는 점을 내세워 피해 여성이 호소한 성폭행 피해 주장을 무산시킴으로써 밀랏의 무죄 판결을 끌어냈다. 당시 호주 사회에서 동성애는 사회통념상 용납되지 않았던 문제였으며, 종종 주요 사건에서 변론을 위한 소재로 활용됐던 것이다.
이 사건에서 무죄로 풀려난 밀랏은 이후 도로교통 관리 당국인 ‘Roads and Traffic Authority’의 노동자로 리버풀 외곽에 있는 사무소에 배치됐지만 NSW 주 전역을 돌아다니는 업무를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여러 명의 히치하이커 여행자 실종 사건(1989년에서 1992년 사이)은 보다 일찍 풀릴 수도 있던 일이었다. 1990년, 밀랏은 리버풀 인근 카슐라(Casula)에서 영국인 히치하이커 여행자 폴 어니언스(Paul Onions. 24)씨를 납치한 뒤 자신을 빌(Bill)이라고 밝혔다. 그런 뒤 밀랏은 어니언스씨를 살해하려 시도했고, 어니언스씨는 밀랏이 총기를 꺼내 자신에게 겨누자 가까스로 탈출했으며, 지나는 자동차에 구조돼 경찰서로 도망쳤다.

벨랑글로 삼림보호구역 안에는 피해자들을 기리는 추모비가 마련되어 있다.

어니언스씨는 경찰에서 자신이 당했던 사건을 설명했지만 놀랍게도 경찰은 그의 진술에 따른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그리고 벨랑그로 삼림지대 안에서 여러 구의 사체가 발견된 이후에서야 경찰은 어니언스씨에게 연락했고 1994년 시드니를 찾은 어니언스씨는 경찰이 제시한 밀랏의 사진을 보고, 자신을 납치해 죽이려 했던 인물임을 확인했다.
어니언스씨의 진술을 통해 밀랏을 여러 건의 여행자 살해 사건 용의자로 지목한 경찰은 그의 집을 급습해 캠핑장비, 실종 여행자들이 소유했던 여러 건의 소지품, 다양한 무기와 탄약을 찾아냈다. 밀랏은 1996년 7월, 7명의 백패커 살인사건 및 어니언스씨 납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밀랏에게 피해를 당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건은 더 많다. 1970년대 후반, 뉴카슬(Newcastle)에서 실종된 린 구달(Leanne Goodall. 당시 20세), 로빈 히키(Robyn Hickie. 18), 아만다 로빈슨(Amanda Robinson, 14) 등 3명의 여성이 사라진 사건은 아직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김지환 객원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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