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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호의 호주법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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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에서 가장 무서운 단어

법정에서는 판사가 왕이다. 판사가 법정에 들어서면 모두 기립한다. 판사가 자리로 걸어갈 때 모두들 차렷 자세를 취하고 판사가 좌석에 앉은 후에야 제각기 앉는다. 판사가 일어서면 법정 내 모두는 따라 일어서서 판사가 법정에서 퇴장할 때까지 역시 차렷 자세로 서 있어야한다. 군복무는 물론 교련 경험도 없는 호주에서 매일 일어나는 일이다. NSW 법에는 Disrespectful Behaviour 명칭의 조항들이 여럿 있다. Courts Legislation Amendment (Disrespectful Behaviou) Act 2016 에 따라 동네 소법원, 고등법원, 대법원내 법정(Courtroom)에서 무례한 처신(행동)을 한다면 징역 14일 아니면 $1,100 벌금의 최고형이 주어진다. 여기서 Behaviour란 단어는 어떠한 행동(Act)이나 행동을 하지 않는 것 (Failure to Act)로 간주된다. 앉아있는 것과 일어서지 않는 것 둘 다 해당되는 것이다. 판사 앞에서 앉아 있다가 얻어맞을 수 있는 벌칙이다. 무례한 행동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법정을 드나들 때 판사에게 고개 숙이지 않는 것, 판사 앞에서 일어서지 않는 것도 포함된다.

재판에 출석하고자 법정에 입장하는 법정변호사(Barrister)들은 Robe(가운)과 Wig(가발)를 소지하고 입장한다. 시드니 시내 법원근처에서는 이미 가운과 가발을 착용하고 거리를 활보하는 배리스터들이 일반인들의 눈길을 끈다. 펄럭이는 검은 가운으로 인파를 휘젓는 배리스터이나 법정에서는 입장하는 판사가 가발을 쓰고 있지 않으면 즉시 자기 가발도 슬그머니 벗는다. 판사가 가운이 아닌 양복차림으로 입장하면 자신이 입고 있던 가운을 즉시 벗는다. 법정 안에서 판사는 이유를 불문하고 절대복종할 존재이다.

그렇다고 왕 같은 판사들의 업무가 쉬운 것은 아니다. 법정에서는 항상 3개의 스토리가 있다. 내말, 네말 그리고 진실. 원고의 스토리와 상반되는 피고의 스토리중 어딘가에 진실이 숨어있다. 생소한 타인들의 그럴듯한 일방적 주장을 듣고난 후 판결을 내리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쌍방의 변호사들과 배리스터들 모두 왕 같은 판사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으려고 애를 쓰며 설전을 벌인다. 그러나 말을 아끼고 표현을 자제한다. 한국말에 비해 훨씬 다양하고 복잡한 영어일 뿐 아니라 감정 절제에 익숙한 영국 사람들의 언어이기에 법정 용어들 역시 극단적이고 직선적이 아니라 귀에 의심이 갈 정도로 온화하다. 한국인에게는 내 변호사가 마치 상대편 변호사와 친구인지 오해할 수준이다.

그런데 호주 재판에서 가장 무서운 단어가 있다. 변호사들이 상대편을 헐뜯을 때 사용하는 단어이며 판사 입에서 이 단어가 나오면 케이스가 정리됐다는 뜻이다. INCONSISTENT 라는 단어다. 일관성이 없다, 모순된다 라는 말이다. 예를 들어 마크 트웨인의 ‘I can resist everything but temptation’ 같은 말은 앞뒤가 맞지 않는 일관성 없는 말이다. 변호사들은 상대편의 거짓 진술을 공격할 때 ‘거짓말 장이’라든지, ‘사기꾼’이라든지, ‘사악하다’는 말을 하지 않고 ‘Inconsistent’ 라는 단어를 강조해서 사용한다. 그리고 이 말이 가장 확실하게 설득력 있는 말이다.

누가 말했듯이 It is Hard to Trust Honesty of Inconsistent Person.

 

면책공고Disclaimer

위의 내용은 일반적인 내용이므로 위와 관련된 구체적 법적문제는 변호사의 자문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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