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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역주행 하는 선관위

[크로이돈 파크(Croydon Park)의 시드니한인회 현판. ]

올해는 시드니한인회 회장단 선거를 치러야 한다. 이미 선거관리위원회가 구성되고 후보 등록 공고가 나왔다. 이전 두 차례(30대 및 31대) 회장단 선거 당시 단독 출마로 투표를 치르지 않은 가운데 이번 회장단은 금주 수요일(1일) 현재 두 명의 후보가 출마를 밝혀 투표를 통해 회장단을 선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어느 선거이든 누군가를 선출하는 과정은 공정성이 가장 중요하다. 그래서 선관위의 관리 감독, 매끄러운 선거 진행이 필수적이다. 기자가 과거 20년 넘게 동포 미디어 편집 책임자로 일하며 지켜본 한인회장 선거는 비교적 매끄럽게 진행되어 왔다고 본다. 특히 지난 2007년 제26대 회장단을 선출하는 선거(당시 3명 후보)에서는 선관위가 많은 논의를 거친 끝에 ‘투표권을 가질 수 있는 정회원으로서, 한인회비 납부자’에게 부여하던 투표권 부분을 수정, 회비를 납부하지 않은 영주비자 이상 한인들을 투표에 참여시켜 투표참여자 수에서 역대 상위를 기록했던 것은 당시 선관위의 바람직한 결정이라는 평가였다.

한인회는 ‘한인’이라는 공동체 기반 위에서 존재한다. 때문에 회비 납부라는, 어찌 보면 일반적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 해도 한인 커뮤니티의 중요한 이벤트에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열린 장을 마련한 것은 미래를 생각한 진취적 결정이었다는 생각이다. 당시 정해진 선관위의 ‘투표권 부여’는 이후 선거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디지털 기술 발달로 소통의 수단이 다양해지고, 한인 단체 역할의 경계가 낮아진 근래 수년 사이, 한인회에 대한 동포들의 인식도 달라진 상황에서 다수의 한인들은 이 단체의 ‘존재’ 이유에 대해 ‘의문’을 보이기도 한다. 한인 커뮤니티 대표 기구로서의 역할과 가능은 사라지고 그저 다문화 사회의 특정 커뮤니티에 대한 연락 창구로 전락해 가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이들 다수의 한인회에 대한 시각은 이해가 되기도 한다. 그렇다고 ‘일하는 한인회’를 기치로 들어선 현 31대 한인회가 이런 문제를 특별히 고민한 흔적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이런 시점에서 새로이 출범할 한인회장단을 선출하는 과정에서 ‘이해하기 힘든’ 일이 진행되고 있다. 금주 화요일(30일) 저녁, 후보 등록 공고를 위해 회의를 가진 선관위가 과거의 전례를 무시하고 ‘한인회비 납부자에게 투표권을 부여’키로 결정한 것이다. ‘정관’ 상은 그렇다 해도 ‘취지와 전례’를 무시한 것은, 그 의도를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다.

설령 정관에 따른 결정이었다 해도, 선관위원들의 찬반투표 없이 이런 결정이 진행되었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선거 과정의 공정성을 책임져야 할 선관위 스스로가 선거 진행 과정에서 공정성을 잃은 것이다. 그런 선관위가 제대로 된 선거를 주도할 수 있을런지 의문이 가는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일 터이다.

한인회는 반세기 넘는 역사를 이어왔고 ‘전임자들의 의도’를 후임자들이 이어온(물론 여러 문제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전통을 갖고 있다. 그 ‘전임자들의 의도’는 보다 바람직한 한인회를 만들어가고자 하는 노력이었고, 그래서 좋은 전통으로 남았으며, 앞으로도 계속 유지되어야 한다.

올해 회장단 선거를 시작하는 시점에서 나온 선관위의 결정이 ‘역주행’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는 것은 이 때문이다. 게다가 이 소식을 들은 동포들의 반발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심지어 임시총회를 소집해 ‘잘못 구성된 선관위를 해체하고 새로 구성해야 한다’ 의견이 접수되는가 하면 ‘현 한인회 책임론’까지 나오고 있다.

현 선관위는 물론 한인회 또한 동포들의 의견에 귀 기울여야 한다. 소수의 의견이 무시될 때 파장은 더 커진다. 침묵하는 다수가 그 뒤에 있기 때문이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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