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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호의 호주법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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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사

2019년 첫 분기가 지나기 전 두(2) 재판 결과가 호주 사회를 뒤흔들어 놓았는데. 첫째는 조지 펠(George Pell) 천주교 추기경의 재판이었고 둘째는 세계적 영화배우 제프리 러쉬(Geoffrey Rush)가 성추문 의혹 관련하여 시드니 신문사를 상대로 시작한 명예훼손 소송의 결과였다. 두 사람 모두 호주가 배출한 세계적 인물들이고, 두 사람 모두 성 관련 문제로 재판을 치루었기에 그 결과가 세간의 이목을 끌었던 것이다.

특히 조지 펠 추기경의 재판은 멜번 고등법원에서 23년 전(1996년)에 발생한 아동 성범죄 혐의로 12명의 배심원들로부터 만장일치의 유죄 평결(Verdict)을 받아서 구속 수감되었기에 천주교 신자들뿐 아니라 전 호주에 사회적으로 가장 큰 이슈가 되었다.

예상대로 조지 펠 추기경의 변호를 담당했던 배리스터(Barrister)는 가히 자타가 인정하는 호주 최고 형사전문 법정 변호사인 Robert Richter(로버트 릭터) QC였기에 특히 매스컴의 주목을 끌었다. 로버트 릭터 변호사는 가발 쓰고 법정에 서는 법정변호사이면서 경험과 실력의 탁월함을 인정받아 QC(Queen’s Counsel)라는 존칭이 이름 뒤에 따라다니는 변호사이다.

구소련(현 키르기스스탄) 출생으로 2차 세계대전 후 스탈린에 의해 강제 이주된 폴란드 출신 유태인 아버지와 우크라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후 이스라엘에서 유년기를 보내고 13세에 호주에 도착했던 이민 1.5세다. 호주에 도착했을 때 영어를 거의 못했었다고 하는데 TV와 사전을 보면서 스스로 영어를 완전정복했다고 한다. 전설적인 고인이 아닌 ‘현역’의 이야기라 의심의 여지가 별로 없는데 멜번대 법대를 입학하고 호주 최고의 변호사로 부상한지 이미 십수 년이 넘었다. 그렇다면 이렇게 뛰어난 로버트 릭터는 왜 판사로 발탁이 안 되고 변호사로 일하는 것일까?

호주에서 변호사란 일종의 ‘현역’을 가르킨다. 특히 배리스터는 법정 소송업무를 책임지는 사람이기에 사무실 책상에 앉아서 기업들의 인수합병 같은 거래업무, 계약업무, 매매업무를 취급하는 로펌 변호사가 아니라 법정에 서서 상대편과 싸우는 전투사이다. 나를 대신해 원형 경기장에서 죽음을 무릅쓰고 싸우는 중세기 챔피언인것이다. 반대로 판사는 신사로서 재판 내내 중립의 입장에서 쌍방의 입장을 경청한 후 한편의 손을 들어주는 사람일 뿐이다. 물론 판사에게 주어진 막중한 책임을 간과할 수는 없으나 로버트 릭터가 판사를 자청한다면 마치 박지성이나 손홍민 선수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토트넘 축구 경기장 그라운드를 종횡무진하고, 골망을 가르고, 관중을 열광시키는 화려한 선수생활을 포기하고 주심이 되겠다는 것과 마찬가지 아닐까?

최근 시드니에서 활동하던 최고의 형사건 배리스터 몇 명이 고등법원, 대법원 판사로 발령을 받았다. 엄청난 업무량으로 잃었던 가족과의 시간을 만회하기 위해서, ‘내 남편은 판사’라고 자랑하고픈 아내의 성화에 못이겨, 보장된 고액의 연금이 아까워서 ‘선수’를 은퇴하고 판사직을 선택하는 것이라고들 수근거린다. 어쨋거나 결과는 Small Pool of Talent 현상이다. 십수 년 수감을 앞두고 법정에 서는 한 젊은이의 재판을 마음 놓고 맡길만한 법정 변호사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다.

면책공고Disclaimer

위의 내용은 일반적인 내용이므로 위와 관련된 구체적 법적문제는 변호사의 자문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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