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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호의 호주법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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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Donald’s

‘양육권’이란 한국에서 살았던 사람들 귀에 익숙한 단어다. 양육은 ‘미성년자 자녀를 자신의 보호 하에 두고 키우면서 가르치는 것’을 의미하며 이러한 자녀 양육에 필요한 사항을 결정할 수 있는 부모의 권리를 양육권이라고 한다. 현실적으로는 부모 중 한쪽이 미성년 자녀와 함께 살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하기도 한다고 한다. 한국 사람들에게는 ‘양육권 포기’라는 문구라든가 ‘양육권 포기 각서’라는 문서 이름도 생소하지 않은 것 같다. 한국에서의 양육권이란 이혼문제와 깊은 연관이 있어 가정법원과 이혼전문 변호사들의 업무 영역에 포함되어 있다.

‘양육권’을 Custody라는 단어로 번역할 수 있는데 호주 가정법원에서는 양육권이란 단어가 존재하지 않는다. 양육권이란 단어가 없으니 당연히 양육권 포기도 없고 포기각서 또한 존재하지 않는다. 호주 가정법원에서 재산분배 외에 미성년 자녀 양육문제로 소송을 할 때 가장 먼저 물어보는 질문은 ‘What is in the best interest for the children?’(아이들에게 가장 좋은 것은 무엇인가?)이다. 아이들이 성장할 때 아버지와 어머니 둘 다 필요하다는 입장이기에 부모 일방의 포기란 없다. 자식보다 부모를 중요시(?)하는 유교사회 배경에서 일까? 자식을 독점하려는 생각은 자식을 생각하기보다는 부모의 욕심을 채우는 일이 아닐까.

호주에는 아동문제를 다루는 법원으로 2종류가 있다. 이혼업무를 전담하는 가정법원(Family Court 나 Federal Circuit Court)과 소년범들의 형사처벌이나 양육권 문제를 처리하는 아동법원(Children’s Court)이 그것이다.

가정법원에서는 아이가 일주일에 며칠을 누구 집에서 살아야 하는지가 결정되어진다. 물론 부부(부모)가 서로 시간표를 정해서 아이와 살아가면 아무런 문제가 없으나 한편의 일방적 행동으로 대화의 줄이 끊기면 법원으로 가는 것이다. 부모 중 아동 성폭행 범법자가 아닌 이상 호주 어느 법원에서도 아이가 부모 중 한편과 살아야 한다는 판결을 내리지 않는다. 가정법원에서는 양육권(Custody)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 중 누가 ‘Primary Carer’(기초 보호자)가 될 것인지를 정하곤 한다. 간혹 아이의 나이와 부모의 형편에 따라 아이가 균등하게 주 3~5일을 아빠 엄마와 각각 따로 살게 하는 경우도 있기는 하다. 말하자면 매주 목요일 방과 후 아버지가 아이를 데려가서 지내다가 일요일 밤에 엄마에게 아이를 보낸다는 말이다.

호주에서 양육권(Custody) 단어가 사용되는 곳이 있다. 아동법원이다. 알코올이나 마약 중독자 부모들이 자녀는커녕 본인 스스로도 돌보기 어려운 상황이거나 포악한 부모로부터 폭행당해 강제로 정부기관 보호 대상자가 된 미성년자 아이들이 조부모, 친척, 양부모(Foster Parents)에게 법적으로 맡겨질 때 양육권이 주어진다고 말한다.

호주의 어두운 역사 가운데 원주민 아이들을 백인사회로 데려와 서양식 교육을 시킨다는 명목 하에 가정과 가족들로부터 아이를 강제로 격리시킨 시대가 있었다. 편견을 바탕으로 좋을 것 같다는 취지에서 시작한 일로, 소위 Stolen Generation을 만들어낸 것이다. 피부가 검어도, 배운 것이 부족해도, 학벌이 낮아도 아이에게는 사랑하는 부모가 최고인 것이다.

지난 3월11일(월), 파라마타 가정법원 법정에서 어린 자녀들을 더 보여달라, 보여주지 못하겠다 왈가왈부 하는 젊은 남녀들을 향해서 판사가 열변을 토했다.

“당신들이 낳은 아이들 아닙니까? 판사의 자식들이 아니에요! 애들이 뭘 좋아할 것 같습니까? 이 법원은 좋은 곳이 아닙니다. 여기서 나가세요. 둘이 커피라도 마시면서 의논하고 돌아오세요. 언제까지 맥도날드McDonald’s)에서 아이들을 교환하면서 살아갈 겁니까?”

면책공고Disclaimer

위의 내용은 일반적인 내용이므로 위와 관련된 구체적 법적문제는 변호사의 자문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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