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ather:
19 C
broken clouds
Sydney
humidity: 73%
wind: 4 m/s N
H21 • L18
Wed
22 C
Thu
20 C
Fri
19 C
Sat
18 C
Sun
17 C
Home동포뉴스People- 40년 넘게 태권도 시범단 운영 이어온 태권도인 김명만 대표

People- 40년 넘게 태권도 시범단 운영 이어온 태권도인 김명만 대표

[개인 태권도 도장 개설과 함께 시범단을 구성해 현재까지 운영해오고 있는 ‘블랙타운 화랑도 아카데미’의 김명만 대표(전 재호주대한태권도협회 회장. 국기원 공인 9단). 평생 태권도인으로 살아온 그는 태권도에 대한 그 어떤 책임감 때문에 시간과 비용이 들더라도 시범을 통해 태권도를 알리는 역할을 계속해 왔다고 말한다. 태권도 수련 이후 별도의 시간을 마련, 시범에 필요한 동작을 연습하는 김 대표(서 있는 이).]

‘화랑도 아카데미’ 10년 이상 수련자로 구성, ‘태권도 알리기’ 지속

 

지난 달 27일(토), 시드니한인회의 연례 이벤트로 개최되는 2008 한국의 날 이벤트에서 개회식 후 펼쳐진 ‘한국’ 주제의 다양한 프로그램 가운데 맨 처음 선보인 태권도 시범은 이날 공원을 찾은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데 부족함이 없었다.

약 40명으로 구성된 태권도 시범단은 기본 품새와 동작, 격파, 1 대 1 또는 한 명 대 다수의 겨루기를 통해 태권도의 역동성은 물론 투기 스포츠로써의 위력을 선보여 박수를 받았다. 특히 K-Pop 및 댄스 등 한국 대중문화 못지않은 주목으로 받아 이날 페스티벌의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키는 데 일조했다는 평이다.

이날 태권도 시범을 보인 이들은 지난 43년간 시드니를 기반으로 태권도를 가르쳐 오고 있는 ‘블랙타운 화랑도 아카데미’(대표 김명만, 국기원 공인 9단) 소속 수련자들이다. 이들은 매년 3회 정도 한국의 날 이벤트는 물론 그 외 행사에서 시범을 통해 태권도의 진수를 선보이고 있다.

“아마 느끼신 분들이 계실 것으로 생각되는데… 이날 시범에는 몇 명의 시범단원이 부상으로 나오지 못했다. 우리 시범단의 핵심들이어서 이들이 빠지면 태권도의 정수를 제대로 보여주기 어렵다. 하지만 이미 약속한 터여서 수련자들 가운데 예비 시범단원을 투입할 수밖에 없었다”

이날 시범 후 기자와 만난 화랑도 아카데미의 김명만 대표는 이 말부터 꺼냈다. 김 대표에 따르면 이날 시범에 앞서 화랑도 아카데미 시범단은 지난 9월 캔버라한인회가 마련한 한국문화 이벤트에서 태권도 시범을 펼치다가 몇 명의 시범단원이 부상으로 입었으며, 한국의 날이 열리기 한 주 전(10월 20일), 라이드 카운슬(City of Ryde)이 이스트우드에서 개최하는 연례 최대 이벤트 중 하나인 ‘Granny Smith Festival’에서도 태권도 시범 요청을 받고 참여했다가 핵심 단원이 다리를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게다가 한국의 날인 이날도 격파 시범을 선보이던 단원 한 명이 공중에서 착지 도중 무릎을 다치는 일이 생겼다.

김 대표는 “이런 사고는 늘 예상하는 바이지만 올해에는 지난 2개월 사이 너무 많은 수련자가 부상으로 이탈,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개인 태권도장 운영과 함께

시범단 구성, 40년 넘게 이어와

 

‘화랑도 아카데미’의 시범단 운영은 김 대표가 개인 태권도장을 시작한 이후 구성해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김 대표가 시드니에서 자신의 이름을 건 태권도 수련 도장을 운영한 것은 43년을 넘어서고 있다. 20대에 개인 도장을 시작해 평생을 이어온 것이다. 그의 시범단은 도장 시작과 함께 주요 수련자를 선발해 집중 교육 후 약 3년 후부터 선보이기 시작했다.

시범단 초기와 달리 시간이 흐르면서 김 대표는 10대 후반에서 20대 후반 청년 위주로, 또한 최소 10년 정도 수련을 이어온 이들로 구성해 태권도의 진수를 보여주고자 노력해 왔다.

“태권도 시범단을 운영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비용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반면 약 20분의 시간에 태권도의 정수를 압축해 선보이는 시범은 태권도를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는 방법이다.”

사실 태권도의 기본 동작은 정형화되어 있지만 시범을 통해 선보이는 격파나 겨루기 등은 김 대표가 일일이 동작을 짜야 한다. 방송계에서 말하는 속칭 ‘콘티’(정확한 명칭은 ‘continuity’이다)를 만들고 리허설을 해야 한다. 오래 수련한 이들이라 해도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 태권도를 가르치는 외 시간과 비용이 만만치 않은 것이다.

그렇다고 이런 비용 효과가 개인에게 돌아오는 것은 아니다. 단지 태권도를 알린다는 ‘사명’ 같은 것이다. 지난 2014년, 기자는 김 대표와 만나 장시간 인터뷰를 하면서 태권도와 관련해 그의 많은 이야기를 들은 바 있다. 당시 그는 “애증관계와도 같은 것”이라는 말로 본인과 태권도에 말하면서 “그런 마음이 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로는 ‘감사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내게 주어진 하나의 책임 같은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태권도는 하나의 책임 같은 것,

시범단 운영은 이 때문이다”

 

김 대표는 20대 시절, 태권도 사범 자격으로 시드니 현지, 한 태권도인의 초청 하에 호주로 이주했다. 하지만 그를 초청했던 사람의 ‘실수’로 ‘합법적 체류’에 문제가 생겼고 한동안 아는 사람들의 눈을 피해 다녀야 했다. 이후 당시 한인 태권도인들이 진출하지 않은 리버풀(Liverpool)에 개인 도장을 마련했다. 이 또한 견제를 받아 어려움이 이어졌다.

그런 와중에 그에게 도움을 준 이는 현지 지역민들이었다. 우연한 계기로 그는 RSL 클럽에서 태권도 시범 기회를 갖게 됐고, 그의 태권도 실력을 알아본 한 영국계 현지인의 도움으로 그의 도장은 빠르게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하지만 안정된 도장 운영은 얼마 가지 못했다. 일부 태권도인들 및 한국 국기원과의 갈등이 이어졌고, 그 과정에서 그는 국기원으로부터 그의 도장 수련자들의 단증을 받지 못해 극심한 타격을 입기도 했다. 태권도를 수련하는 이들에게 심사를 거쳐 국기원이 공식 인정하는 단증을 주지 못한다는 것은 수련생을 더 이상 받지 말라는 것에 다름 아니다. 게다가 기존 수련생들마저 떠나게 만드는 일이었다. 그가 ‘애증관계와도 같은 것’이라고 표현한 것은 이런 여러 가지 악조건에 오랜 시간을 낭비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이 때 처음 ‘태권도를 그만 둘까’하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도장을 운영하면서 부업을 했던 직종에서 더 많은 수입을 얻기도 했다. 직업을 바꿀까 하는 심각한 고민도 있었지만, ‘무슨 생각 때문인지 모르지만’ 끝내 태권도를 놓지 않았다. 그리고 국기원 단증을 받지 못하는 문제를, 그는 ‘화랑도’로 극복해갔다. 태권도 대신 이 명칭의 도장을 운영하면서, 오히려 호주 전역에 50개 가까운 수련원을 개설하기도 했다. 태권도와 관련된 행정기관과의 갈등을 벗어나면서 오히려 그의 수련원은 더욱 번창했다.

다시금 국기원과의 관계를 이어가는 그의 도장은 블랙타운 화랑도 아카데미 본부를 비롯해 NSW 주, 퀸즐랜드 주 등에 28개에 달한다. 주로 블랙타운 본부에서 수련자들과 함께 하는 그는 고희(古稀)를 앞둔 나이에도 매일 수련생들과 함께 운동하면서, 또한 시범단 훈련도 이어가고 있다.

‘한국의 날’을 비롯해 각 소수민족 이벤트, 각 지역 카운슬의 연례행사, 호주 최대 농산물 경진대회이자 가을 축제 중 하나인 시드니 로얄 이스터쇼(Sydney Royal Easter Show) 등에서 태권도 시범을 통해 한민족의 국기를 알려온 그는 “체력이 허락하는 한” 그리고 “시범단을 보다 알차게 육성해 태권도를 소개하는 데더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10대 후반에서 20대 중반 사이의 젊은이들, 10년 이상 수련자들로 구성된 그의 태권도 시범단은 제각각 빼어난 기량을 갖고 있어 태권도의 정수를 잘 보여주고 있는 평이다. 블랙타운 본원에서의 시범단 연습(사진).

태권도 시범 가운데 격파와 겨루기는 사전에 치밀한 동작을 구성해 오랜 연습을 거쳐야 한다. 고난도 태권도 무예를 선보여야 하므로 오랜 수련도 필수적이다. 돌려차기로 머리 위의 물컵을 떨어드리는 시범단 연습(사진).

지난 10월27일, 이스트우드 공원(Eastwood Park)에서의 2018 한국의 날 이벤트에서 가장 먼저 선보인 화랑도 아카데미 시범단의 태권도 시범. 관람객들의 이목을 사로잡으며 축제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No comments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