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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칼럼세상의 모든 행복- NGO 활동가의 현장 이야기(1)

세상의 모든 행복- NGO 활동가의 현장 이야기(1)

[이효실]

프롤로그: 여정의 시작– 스리랑카에서의 2년

 

한국전쟁 이후 유엔 구호기구 및 각국 자선단체의 지원을 받았던 한국은 빠른 경제 회복으로 이제 원조를 제공하는 국가로 발돋움했다. 현재 한국에는 전쟁이나 재난, 기아, 어린이 생존권을 지원하는 비정부 기구(NGO)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월드비전, 유니세프 등이 대표적이며 지난 1991년 한국 내에서 발족한 굿네이버스(Goodneighbors) 또한 해외 지역 지부를 둘 만큼 크게 성장했다. ‘Good Change for the world’를 기치로 전 세계 어린이 생존, 교육 등을 지원하는 굿네이버스가 호주에서 지부를 두고 대양주 지역 활동을 시작했다. 이번 주부터 굿네이버스 호주 사무국을 통해 NGO 역할, 활동가의 현장 경험을 들어본다. <편집자 주>

 

 

2004년 인도네시아를 비롯하여 서남아시아 지역에 쓰나미가 강타하면서, 필자는 처음으로 자연재해의 무서움과 쓰나미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십시일반으로 기부도 하고,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았던 글로벌 이슈였던 터라 2008년 한국국제협력단(KOICA)를 통해 쓰나미 피해지역인 스리랑카에 한국해외봉사단원으로 파견되면서 나름의 포부가 있었던 터였다. 오랜 내전과 자연재해로 아픔을 겪고 있는 인도양의 보석, 스리랑카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필자는 모든 스리랑카 사람들이 마음의 고향으로 여기는 마하누와라(캔디)라는 지역에서 2년 동안 활동을 하였다. 테크니컬 칼리지(Technical College)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면서, 현지 교사들, 아이들과 동고동락하며 스리랑카를 피부로 느끼고, 현지를 배우는 소중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2년이라는 한정된 시간을 값지게 보내고 싶어 사진전을 통해 모금을 해서 유치원 개보수를 진행하고, 노숙자들에게 음식을 전달하기도 하며, 이런저런 활동에 부지런히도 참여하였다.

그리고 틈이 날 때면 스리랑카 곳곳을 여행했는데, 오랜 내전과 4년 전 쓰나미 피해가 아직도 복구되지 못한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며, 인생이 바뀌는 큰 전환점을 맞이하게 되었다. 스리랑카 동부, 가는 길마저도 열악하여 로컬 버스로 12시간 가까이를 폴폴거리는 먼지를 쐬며 가야 하는 그곳. 쓰나미 피해로 많은 단체들이 이곳에 물자와 지원을 주었지만, 특정 단체의 물품을 개인이 판매하고 있는 모습이나 단체에서 지원해 준 주거지가 현지 상황과 맞지 않아 큰 재정을 사용하고도 실질적 도움이 되지 않은 모습이 왜 그토록 안타까웠는지 모르겠다. “이왕 도와주는 거, ‘잘’ 할 수는 없을까?” 이렇게 시작한 질문이 NGO 활동가로 지금까지 활동하게 하는 출발점이었다.

 

필자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버린 이 질문에 대해, 이제 ‘직업’으로 이 일을 하는 사람인 나에게 답을 묻는다면, 이 질문에 대한 고민은 오히려 더욱 깊어졌다고 할 수 있겠다. 단순히 ‘잘’하고 싶다는 바람이, 이제는 ‘내가 과연 사람들의 삶에 어떤 의미로든 개입할 수 있는 자격을 가진 사람인가?’ 하는 개인적 차원의 물음에서부터, 거창하게는 ‘원조 효과성’을 논하기 이전에 ‘어떻게 하면 더욱 전문적이고, 실질적으로 사람들을 도울 수 있을까?’ 하는 직무 차원의 고민에 이르기까지, ‘선한 의도’가 ‘최상의 결과’를 내지 않는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고, 더욱 치열하게 고민에 고민을 거듭할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다.

 

필자는 본 칼럼을 통해서, 다양한 현장을 보고 경험하면서 발견한 희망의 실마리를 함께 나누고자 한다. 세상에는 빈곤, 자연재해, 전쟁 등 다양한 아픔의 이유들이 존재하지만, 또한 그만큼의 다양한 행복이 있으며, 그 시작은 위대한 영웅이 아니라 빈곤, 재난과 맞서 삶을 살아내는 한 개인으로부터, 그리고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의 무게를 견뎌내는 우리들로부터이다.

 

이효실 / 국제구호개발NGO ‘굿네이버스’ 호주 사무국장. 후원문의 / 0416 030 381, gnau@goodneighors.org / Homepage. goodneighbors.org.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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